수입되는 나라꽃

무궁화가 나라꽃으로 자리잡게 된 것은 구한말 때부터다. 윤치호가 애국가를 지으면서 ‘무궁화 삼천리’라는 구절을 넣은 결과인 셈이다. 여기에는 그와 친숙했던 남궁억의 영향이 작용했다는 얘기도 전해지지만 영원 무궁토록 나라가 번성하기를 바라는 뜻에서 무궁화를 떠올린 것이 아닌가 싶다. 그뒤 3·1운동 때는 ‘장하도다 아름답다 무궁화 벌판’이라는 내용의 노래가 불려지기도 했다.
무궁화는 예로부터 이 강산에 흔한 꽃이었다. ‘군자나라 곳곳에 무궁화가 많다(君子之國 地方千里 多木槿花)’는 고금주(古今註)의 구절이 이를 말해 준다. 일찍이 우리나라를 ‘근역(槿域)’이라 표현했던 연유도 여기에 있거니와 삼국시대 때부터 울타리 주변에 무궁화를 심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개나리, 진달래, 복숭아, 살구꽃 만큼이나 우리 민족과 친숙한 꽃이라는 뜻이다.
물론 무궁화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장미(영국의 국화)나 백합(프랑스), 엉겅퀴(스코틀랜드), 벚꽃(일본) 등에 비해 너무 평범하다는 지적이 간헐적으로 제기되곤 했다. 꽃이 아침에 피어 저녁에 시든다는 점에서 나약한 이미지로도 비쳐진다.
그렇지만 나무 전체로는 끊임없이 꽃이 피어나며 추위에 강하고 아무데서나 뿌리가 잘 내리므로 우리 민족의 은근과 끈기를 이만큼 나타내는 꽃도 그다지 찾아보기 어렵다. 국내 첫 인공위성 이름을 무궁화호로 지었으며 경찰·군인 계급장에 무궁화를 사용하는 데도 이런 뜻이 포함되어 있다. 대통령에게만 수여하는 최고 훈장의 이름도 무궁화 대훈장으로 이름붙여져 있을 정도다.
근래에 중국에서 무궁화 묘목을 대량 수입해 오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무궁화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한 조치라지만 수입한 무궁화로 나라꽃을 선전한다는 발상 자체가 민망스러울 뿐이다. 졸속 탁상행정은 사라졌다고 들었는데...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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