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가 있는 풍경(1)] 방문객, 정현종

권오정 문화부장/ 기자

등록 2026-05-17 22:06


■[시詩가 있는 풍경(1)] 방문객, 정현종



방문객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도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갈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ㅡ◇ㅡ◇ㅡ◇ㅡ◇ㅡ◇ㅡ◇


한 사람은 하나의 우주이다


우리는 흔히 사람을 가볍게 만난다. 이름을 알고, 인사를 나누고, 잠시 스쳐 지나간다. 그러나 시인은 한 사람이 온다는 것은 단순히 몸 하나가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살아온 모든 시간과 기억, 상처와 기쁨, 눈물과 희망이 함께 오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한 사람은 곧 하나의 우주이다.


그가 겪어온 유년의 기억, 사랑과 이별, 성공과 실패, 기쁨과 좌절이 모두 그의 존재 안에 켜켜이 쌓여 있다. 그래서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작은 사건이 아니라, 하나의 세계와 마주하는 일이다.


부서지기 쉬운 마음


시인은 사람의 마음을 “부서지기 쉬운” 존재라고 표현한다. 인간은 겉으로는 단단해 보여도 내면에는 누구나 상처받기 쉬운 연약함을 지니고 있다. 이미 부서진 흔적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도 많다.


따라서 사람을 대할 때는 함부로 판단하거나 상처 주어서는 안 된다. 그 마음의 결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질 때 비로소 진정한 만남이 이루어진다.


환대(歡待)의 의미


시의 마지막은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로 끝난다.

환대란 단순히 맞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삶 전체를 존중하며 따뜻하게 받아들이는 태도이다. 그의 상처까지도 이해하고, 존재 자체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다.


진정한 관계란 상대를 바꾸려 하거나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품어주는 데서 시작된다.


이 시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소중한 메세지를 전한다.


사람을 함부로 대하지 말라.

모든 사람은 저마다의 긴 역사를 지닌 존재다.



한 번의 만남도 결코 가볍지 않다.

상대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곧 환대다.


가족, 친구, 이웃, 그리고 우연히 만나는 사람까지도 각자의 사연과 상처를 지닌 귀한 존재임을 깨닫게 한다.


우리는 때때로 사람을 숫자처럼 여기며 살아 간다. 그러나 정현종 시인은 한 사람의 존재를 우주적 차원으로 확장하여 바라보게 한다.


누군가 내 곁에 와 준다는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그리고 그 만남을 소중히 여기고 따뜻하게 맞아들이는 마음이야말로 인간다운 삶의 본질임을 일깨워 준다.


“한 사람이 온다는 것은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이 한 문장은 사람을 존중하는 가장 아름다운 선언이며, 우리 시대의 깊은 인간학이라 할 수 있다.

권오정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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