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중마친 트럼프, 일단 '공격' 대신 '외교'…이란 확전 부담컸나
SNS로 돌연 걸프국 요청이라며 "19일 예정 이란 공격 보류 지시했다"
확전 통한 돌파구 보장 없고 중간선거 경선에 부정적 여파 우려 관측
시진핑 중대 역할 가능성 크지 않지만 협상공간 열어두고 지켜볼 듯
트럼프 대통령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13∼15일 중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예정된 공격을 보류했다고 밝히면서 일단은 이란과의 '외교' 가능성을 탐색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공격 목전에 걸프국 요청을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협상에 '기회'를 주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유가 상승 압박 속에 종전합의가 급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당장 확전은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오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걸프국으로부터 보류 요청이 있었다면서 19일 예정했던 이란 공격을 하지 말라고 군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협상이 진지하게 진행 중이고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게 걸프국 의견이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수용가능한 합의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즉각 전면적으로 대규모 공격을 할 수 있도록 미군에 준비 태세를 갖춰두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19일 이란에 대한 공격을 예정하고 있었다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게시물로 처음 알려졌다. 이란이 내놓은 수정 종전안에 미국의 요구사항이 충분히 담기지 않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공격 재개 쪽으로 생각이 기울고 있다는 보도는 여러 차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급격한 확전은 부담이 작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12주차에 접어든 이란 전쟁 여파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가 상승의 압박이 점점 커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확전으로 이란을 굴복시킨다는 장담을 하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확전으로 국제유가가 더 큰 폭으로 오를 경우 가뜩이나 미국 내에서 '인기 없는 전쟁'이 돼 버린 이란 전쟁에 대한 국민 여론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담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여당 장악력을 시험하는 경선이 줄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란전쟁 확전은 자칫 공화당 내부 반대파들과 야당인 민주당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오른쪽)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중재 역할을 크게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당분간은 시 주석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시간을 벌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기간 시 주석은 이란의 핵보유 금지와 호르무즈 해협 개방의 당위성을 확인하는 원론적인 수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들어주기는 했지만 실제 이란 설득에 나설 것인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미국 언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정상회담 이후,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대중국 협상칩으로 사용할 뜻을 밝힌 데 대해 시 주석에 이란전쟁 종결 관련 대이란 설득을 요청하는 차원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란은 '서둘러 미국의 요구 수준에 맞춰 합의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압박에도 좀처럼 크게 물러설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란 타스님뉴스는 이날 미국의 요구를 감안해 수정된 종전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협상 기간 이란에 대한 원유 수출 제재를 해제하거나 임시 면제하는 조건에 동의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실망감을 드러내며 이란에 어떤 양보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란이 내놓은 최신 종전안 역시 핵보유 저지 성과를 내세워 종전을 선언하고 싶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준에 미치지 못한 셈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미국과 이란의 '협상 줄다리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확전을 주저하는 상황을 이란도 분명히 인지하고 있는 만큼 이란도 호락호락 양보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자주 바뀌긴 하지만 이란의 우라늄 농축 중단 기간을 20년으로 상정하는 방안은 철저한 검증을 전제로 수용할 수 있음을 최근 시사했다는 점에서 양측간 '타협'의 여지가 전혀 없진 않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전면적인 공격이 가능하도록 준비 태세를 갖춰두라고 미군에 지시, 확전 위협을 통한 압박을 유지했다. 시 주석도 별다른 역할에 나서지 않고 협상도 계속 지지부진할 경우 대대적 공격으로 국면전환을 꾀할 가능성을 남겨놓은 셈이다.
na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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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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