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 "나홍진, 집요한 사람…얼른 한국 관객 만나고 싶어"
칸영화제 경쟁부문 초청 '호프'…황정민 "외계인 없는 50분, 계주 첫 주자처럼 뛰어"
조인성 "격한 액션에 절로 욕설 나와"…정호연 "객석 박수에 엄청난 응원받은 느낌"
외계인 분한 알리시아 비칸데르 "나홍진, 기존의 틀 깨고 두려움 없이 탐험"
영화 '호프' 주연 배우 황정민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호프' 출연을 결정할 때 가장 매력적이었던 건 나홍진 감독이란 인물이었습니다."
배우 황정민은 18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의 마제스틱 바리에르 호텔에서 진행된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호프'에 출연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로 나홍진 감독을 꼽았다.
황정민은 "'곡성'을 찍으면서 나 감독이 인물을 집중도 있게 잘 찍어낼 수 있는 사람이란 걸 알게 됐다"며 "배우로서 저보다 더 집요한 사람을 만나면 끌리게 된다"고 말했다.
영화 '곡성'(2016)에서 무속인 '일광' 역을 맡았던 황정민은 10년 만에 나오는 나 감독의 신작 '호프'로 다시 한번 호흡을 맞췄다. '호프'는 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며 지난 17일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됐다.
'호프'는 비무장지대의 항구 도시 호포항이 외계인의 공격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황정민은 마을을 지키는 출장소장 범석을 연기했다.
외계인이 아직 실체를 드러내기 전 약 50분간 이어지는 범석의 긴장감 넘치는 추격 시퀀스는 몰입감과 공포를 극대화한다. 관객들은 정체불명의 생명체가 남긴 살육의 흔적을 쫓아가는 범석의 두려움과 분노를 그대로 느끼며 초반부 서사를 따라가게 된다.
황정민은 "초반에 외계인이 나오지 않는 상태로 제가 끌고 가는 부분이 저에겐 조금 고통스러웠다"며 "어떻게 하면 관객들과 같이 궁금증을 가진 채로 나아가야 할지 고민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마치 계주의 첫 주자처럼, 외계인이 등장하는 장면 전까지는 최대한 제가 관객들의 멱살을 잡고서라도 끌고 가야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황정민은 "빨리 한국 관객들과 만나고 싶다"며 "이 유머와 우리만이 알 수 있는 정서를 같이 공유하면서 집중도 있게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영화 '호프' 주연 배우 조인성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범석을 돕는 마을 청년 성기는 조인성이 소화했다. 조인성은 말을 타고 달리며 무시무시한 속도로 쫓아오는 외계인과 싸우는 격렬한 액션 장면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조인성은 "이 영화에는 더미(모형)가 없다"며 "모든 액션 장면을 제가 실제로 말 위에 탄 채로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마치 고구려 기마 궁수처럼 위태로운 자세로 무거운 사냥총을 다루는 장면이나, 외계인에게 당해 여기저기로 날아가는 장면 등 강도 높은 액션을 소화하면서 대본에 없던 거친 욕설도 하게 됐다고 한다.
조인성은 "저도 영화를 보면서 '내가 욕을 너무 많이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며 "하지만 그런 욕 말고는 (그 상황을) 감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없었다"고 농담을 섞어 말했다.
순경 성애 역의 정호연은 카체이싱과 드리프트, 유탄 발사기 등 총기 액션을 모두 직접 소화했다. 그는 총기 사용법을 익히고, 1종 면허를 취득하는 등 촬영 전부터 준비 작업에 공을 들였다.
정호연은 "공들여 준비한 시간과 나를 믿자는 생각으로, 기세로 액션 장면들을 촬영했다"며 "배우로서 자신감을 많이 얻게 된 작품"이라고 돌아봤다.
전날 프리미어 상영 중 관객들은 정호연이 처음 나오는 장면에서 영웅의 등장을 반기듯 박수를 보냈다.
정호연은 그 순간을 떠올리며 "엄청난 응원을 받는 느낌이었다"며 "배우 일을 계속 해도 되겠다는 응원을 받은 것 같아서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영화 '호프' 주연 배우 정호연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할리우드 배우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 등은 모션 캡쳐와 페이셜 캡쳐로 외계인 캐릭터를 연기했다.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아시아 영화엔 특유의 용감함과 대담함이 있다"며 "특히 나 감독님은 기존의 틀을 깨고, 본인이 좋아하는 장르를 섞고 탐험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고 평했다.
이어 "감독님은 '호프'의 배경에 관한 거대한 세계관을 이미 갖고 있는 것 같았다"며 "이번 영화는 거대한 서사 속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고 후속편이 나올 가능성을 언급했다.
테일러 러셀은 호포항 마을 주민들끼리 끊임없이 주고받는 농담과 유머 코드가 웃기고 놀라웠다고 했다.
그는 "제가 한국어를 이해하지 못해서 웃긴 게 맞는지 잘 모르겠는 부분도, 극장에서 사람들과 다 같이 웃으면서 보니 더 즐길 수 있었다"며 "영화가 끝난 뒤 한국 배우들을 보며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미소를 지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호프' 칸영화제 레드카펫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o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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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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