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8 타이완 여행기'에 인터내셔널 부커상…"대만인인 건 행운"(종합)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5-20 16:10

'1938 타이완 여행기'에 인터내셔널 부커상…"대만인인 건 행운"(종합)


대만 작가 양솽쯔·번역가 린 킹에 영예…중국어 문학 최초 수상


"낭만적이며 날카로운 탈식민지 소설"…레드카펫서 '주식 투자' 농담도


2026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수상한 대만 작가 양솽쯔(오른쪽)와 번역가 린 킹2026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수상한 대만 작가 양솽쯔(오른쪽)와 번역가 린 킹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권숙희 기자 = 대만 작가 양솽쯔가 소설 '1938 타이완 여행기'로 국제적 명성의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받으면서 중국어 문학으로는 최초 수상을 기록하게 됐다.


AP와 AFP 통신 등 외신과 대만 중앙통신사(CNA)에 따르면 영국 런던에서 19일(현지시간) 열린 인터내셔널 부커상 시상식에서 양솽쯔는 대만계 미국인 번역가 린 킹과 함께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양솽쯔의 인터내셔널 부커상 수상은 대만 작가로는 첫 수상이자, 영어로 번역된 중국어 문학 작품으로도 처음이다.


이 소설은 1930년대 일본의 식민 통치 아래 가상의 여성 작가인 주인공이 대만 곳곳을 여행하며 음식 문화를 체험하는 여정을 유쾌하면서도 날카롭게 담아냈다.


제국주의 시대 일본인 여성 작가의 대만 여행기라는 독특한 설정을 통해 식민 지배 국가와 피지배 국가 사람들 사이에 가로놓인 복잡한 감정을 예리하게 포착한 작품이다.


앞서 이 작품은 2024년 대만 작가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전미도서상 번역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자신이 여성 동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혀온 양 작가는 여성 간 애정과 친밀함에 기반한 서사를 역사와 결합한 '역사 백합(百合) 소설'이란 장르를 개척한 작가로 꼽힌다.


2026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수상하는 대만 작가 양솽쯔2026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수상하는 대만 작가 양솽쯔 [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금지]


인터내셔널 부커상 심사위원장 나타샤 브라운은 "이 소설은 독자를 놀라게 하며,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다른 작품"이라면서 "낭만적으로도 성공적이며, 동시에 날카로운 탈식민주의 소설"이라고 평가했다.


시상식에서 심사위원장이 수상작을 호명하자 작가와 번역가가 서로 포옹하며 기뻐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들은 수상소감에서 대만 역사와 주권 문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표출하며 특히 대만 문학에 대한 소명의식과 애정을 드러냈다.


양 작가는 "대만 문학이 100년에 걸쳐 탐구한 것은 대만인의 자유와 평등에 대한 추구"라면서 "한 명의 대만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나의 행운이며 대만 작가의 신분으로 이 자리에 설 수 있는 것은 나의 자랑"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만 문학의 역사를 보면 지난 100년간 우리는 사실 끊임없이 '대만인은 어떤 미래를 원하는가' 혹은 '대만인은 어떤 국가를 원하는가'와 같은 질문을 해왔다"라면서 "나의 작품도 이 문제를 묻는 대열에 이제 합류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또 "나는 줄곧 문학에 힘이 있다고 믿어왔다"라면서 "문학은 대개 조용하지만 신념이 멀리 퍼지는 것을 결코 막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동반 수상자 린 킹은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나는 결정했다"라면서 "중국어권 작품을 무차별적으로 번역하지 않고 대만에서 나온 작품만 번역하겠다고 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 고향의 주권이 영어권 세계에서 더 이상 일종의 도발이나 농담이 되지 않을 때까지 그렇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어권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부커상은 영어로 쓰여 영국 또는 아일랜드에서 출간된 장편소설을 대상으로 하며 인터내셔널 부커상은 영어로 번역돼 영국 또는 아일랜드에서 출간된 장편소설과 단편집을 대상으로 한다.


인터내셔널 부커상의 상금은 5만파운드(약 1억원)다. 작가와 번역가가 각각 절반씩 갖는다.


양 작가는 이날 시상식 레드카펫에서 이후의 계획을 묻는 말에 "TSMC에 (상금을) 올인하는 게 어떨까?"라고 재치 있게 답변했다. TSMC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로, 대만 증시의 시가총액 1위 기업이다.


수상작의 원제는 '대만만유록'(臺灣漫遊錄)이며 영문 제목은 '타이완 트래블로그'(Taiwan Travelogue)다.


한국판은 출판사 마티스블루에서 김이삭 작가 번역으로 지난해 출간됐다. 양 작가는 이달 말 서울에서 한국 독자들과 만나는 북토크가 예정돼 있다.


한편, 한강 작가가 '채식주의자'로 2016년 한국인 최초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와 함께 수상한 바 있다. 한강은 2024년 노벨문학상도 수상했다.


2026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수상한 양솽쯔 소설 '1938 타이완 여행기'2026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수상한 양솽쯔 소설 '1938 타이완 여행기' [마티스블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newglass@yna.co.kr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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