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서 꼭 수금하겠다는 이란…"통행료가 아닌 서비스 요금"
전문가 "호르무즈 통제는 새로운 핵옵션"…美, 2차 제재 부과 경고
이란의 수도 테헤란 시내에 부착된 호르무즈 해협 관련 선전물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WANA 제공]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로부터 수수료를 징수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다만 국제사회의 반발을 의식한 듯 '통행료'가 아니라 안전과 항행 지원에 대한 '서비스 비용'이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이날 반관영 메르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란과 오만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주권을 보유하고 있다"며 수수료 징수 계획을 설명했다.
가리바바디 차관은 "오만과 공동으로 제공하는 항행 지원과 수색·구조·안전보장, 환경오염 정화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행료 명목으로 돈을 받지는 않겠지만, 각종 서비스 명목으로 요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수수료 제도가 일부 국가들을 100% 만족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인정했지만, 국제법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 관리를 명분으로 지난달 페르시아만해협청(PGSA)을 설립했다.
PGSA라는 기구를 통해 선박의 사전 심사와 관리, 수수료 부과 등 호르무즈 해협의 새로운 통항 규정을 감독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이란의 입장은 미국과의 분쟁이 종료된 이후에도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영향력을 고수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유라시아그룹의 선임 애널리스트 그레고리 브루는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규모 폭격 속에서도 해협을 폐쇄할 능력이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이것은 이란의 새로운 핵 옵션"이라고 평가했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할 수 있는 영향력은 핵무기에 맞먹는 전략적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ISNA 제공]
에너지 업계에선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폐쇄되는 것보다는 일정한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통항이 재개되는 편이 경제적으로 유리하다는 주장도 없지 않다.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송유관 건설 등 대체 수출 경로를 찾기 위한 방안은 단기간에 완성할 수 없는 만큼 통행료를 내더라도 통항을 재개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이야기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약 200만 달러의 비용을 부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드맥킨지는 이 정도 수준의 비용이라면 국제 유가를 배럴당 약 1달러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미국은 이 같은 이란의 계획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상태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PGSA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와 공모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을 갈취하기 위해 설립된 조직으로 규정하고, 제재 명단에 올렸다.
PGSA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수익이 미국이 이미 외국테러조직(FTO)으로 지정한 혁명수비대에 유입된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정부는 외국 선박회사가 호르무즈 해협 통행 허가를 얻기 위해 PGSA에 현금과 현물, 가상자산 등을 제공할 경우 2차 제재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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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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