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크래프톤과 잇단 회동 예정…협력 확대 주목
게임 개발 역량, 로봇 학습용 가상환경 구축에 활용
휴머노이드 로봇 '지금 만나러 갑니다'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29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로보티즈에서 열린 제2회 M.AX 콘퍼런스에서 이족 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시연을 하고 있다. 2026.5.29 ryousanta@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로봇의 '뇌'를 만드는 피지컬 AI 시대에 게임산업이 가진 잠재력이 주목받고 있다.
실제와 유사한 가상 환경 속에서 다수의 이용자가 상호작용하는 비디오 게임의 특징이 로봇 AI 개발에 활용되면서, 로보틱스 산업과 게임산업의 연결고리가 갈수록 끈끈해질 전망이다.
◇ 엔씨·크래프톤, 제조·방산으로 확장하는 피지컬 AI
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국을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방한 기간 서울에서 국내 게임사 엔씨와 크래프톤[259960] 경영진을 각각 만나 별도로 회동한다.
두 회사와 엔비디아 간 회동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피지컬 AI 분야 협력이 공통적인 의제로 논의될 전망이다.
엔씨는 지난해 AI 연구개발 조직을 자회사 NC[036570] AI로 분사하고 생성형 AI '바르코(VARCO), 멀티모달 파운데이션 모델 '배키(VAETKI)' 등을 선보였다.
엔씨는 이를 기반으로 올해 초 삼성SDS, 포스코DX, 롯데이노베이트[286940] 등 주요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이 주관하는 피지컬 AI 모델 학습을 위한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 기술개발 과제에 참가했다.
지난달 말에는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발주한 국방용 로봇 체계 개발 과제에 현대로템[064350]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가,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는가 하면, 한화오션[042660]의 상선·특수선 조선 현장에 자율 용접 로봇 모델을 개발해 납품하기로 했다.
크래프톤도 올해 초 미국에 '루도 로보틱스'를 세우고 로봇 AI 분야에 본격 진출했다.
루도 로보틱스는 미국 소재 본사 CEO에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를, 한국지사 대표에 이강욱 CAIO(최고AI책임자)를 선임하고 휴머노이드 로봇 AI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별개로 지난 3월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와 피지컬 AI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방위산업을 포함한 다양한 영역에서 기술 공동 개발과 사업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아틀라스' 영상 공개…기계체조 시연 (서울=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5일(현지시간) 유튜브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의 작동 영상을 공개했다. 아틀라스는 제조 현장에 투입되는 '개발형 모델'과 핵심 기능을 테스트하기 위한 '연구형 모델'로 나뉜다. 개발형 모델의 작동 영상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은 기계체조 동작을 하는 아틀라스. 2026.5.6 [보스턴다이내믹스 유튜브 캡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크래프톤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피지컬 AI 기술을 공동 연구개발하고, 실증 및 적용 시나리오를 검토해 실제 운영 체계까지 단계적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기사와 마법사가 나오는 MMORPG가 주력인 엔씨, 총을 들고 뛰어다니는 '배틀그라운드'로 성장한 크래프톤이 조선업이나 방위산업체와 손을 잡고 AI를 개발하는 형국이다.
◇ 게임엔진이 로봇 교과서로…가상세계서 현실 AI 훈련
로봇 AI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거치며 상황 인식과 그에 따른 동작을 정교하게 다듬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여기서 게임업체의 역량이 빛을 발한다. 현실과 유사한 물리법칙이 적용된 3D 환경에서 다양한 플레이어와 물체 간 상호작용을 구현해온 경험과 기술력이 로봇 훈련 환경을 만드는 데 활용되는 것이다.
언리얼 엔진 5 데모 영상 [에픽게임즈 제공]
게임 개발자들이 매일 같이 다루는 언리얼 엔진, 유니티(Unity) 같은 게임 개발 도구는 최근 AI 훈련에도 적극적으로 쓰이고 있다.
테슬라는 완전자율주행(FSD·Full Self-Driving) 기술을 검증하면서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으로 실제 도로를 사실적으로 재현한 가상 시뮬레이터를 개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언리얼 엔진을 자율 비행 드론 AI 연구에 활용했고, 실리콘밸리의 AI 스타트업 스탠더드AI는 유니티 엔진으로 구성한 가상 환경에서 무인 결제 시스템을 훈련시켰다.
가상 세계를 만들며 쌓은 역량이 로봇을 통해 현실로 나오면서, 게임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AI 전환의 핵심 키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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