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포 뒤 사법 리스크 현실화하나…경남 당선인들 취임 전 줄수사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6-11 15:18

딥페이크·뇌물·사전선거운동 등 의혹…민선 9기 초반 시정 동력 상실 우려


압수품 들고 경남도청 나서는 경찰압수품 들고 경남도청 나서는 경찰 [연합뉴스 자료사진]


(창원=연합뉴스) 정종호 박정헌 기자 = 6·3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지만, 경남지역 일부 당선인들은 취임하기도 전에 줄줄이 수사 대상에 오르며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11일 지역 정가와 경찰 등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박완수 경남지사를 비롯해 창원과 진주 등 단체장 당선인들이 잇따른 사법 리스크에 휘말리면서 민선 9기 초반 시정 운영에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가장 파장이 큰 수사는 국민의힘 박완수 지사 당선인 측의 '딥페이크 영상 제작 및 공무원 동원 관권선거 의혹'이다.


지난 9일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과가 경남도청을 압수수색하면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이번 수사는 선거 막판 박완수 지사 당선인 캠프에서 영상 제작에 참여했던 A씨가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를 비방하는 딥페이크 영상 등을 제작·유포하는 과정에서 정무직 및 임기제 공무원들이 개입했다고 폭로한 것이 발단이다.


경찰은 압수수색에서 전·현직 공무원들이 사용한 컴퓨터 본체와 데이터 스토리지 등을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공무원들의 선거 중립 의무 위반 여부와 영상 제작 지시 경로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이에 대해 박 당선인 측은 "유튜브 채널의 조직적 운영이나 공무원 개입 등은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한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선거 기간 불거진 악의적 의혹 제기는 정치 공세"라고 반박했다.


또 제보자 A씨와 해당 내용을 처음 보도한 기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발했다.


기초단체장 당선인들도 사법당국의 수사로부터 자유로울수 없는 상황이다.


무소속 돌풍을 일으키며 3선에 성공한 조규일 진주시장 당선인은 측근의 금품 요구 및 뇌물수수 연루 의혹에 휩싸였다.


특정 사업의 관급자재 공급과 관련한 제보와 녹취파일이 제출되면서 최근 진주시청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진행됐다.


조 당선인 측은 "수사를 피할 이유가 전혀 없으며 경찰이 신속하게 진상 규명해주길 바란다"면서도 "상대 측이 특정 목적을 가지고 유포한 허위 사실에 대해 선거 당시 이미 선관위와 경찰에 고발해 법적 대응을 마쳤다"고 강조했다.


강기윤 창원시장 당선인 측은 남동발전 사장 재임 시절 사전선거운동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2024년부터 올해 초까지 창원지역 봉사단체 회원들에게 남동발전 예산으로 식사와 선물 등 기부행위를 했다는 의혹이다.


강 당선인 측은 "당시 방문은 단순 견학 목적이었고 의례적인 인사만 나눴을 뿐"이라며 "사전선거운동 의혹은 터무니없는 허위 사실"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차석호 함안군수 당선인도 지방공무원법 위반 등 혐의로 경남경찰청에 고발당한 상태다.


차 당선인은 진주시 부시장 재직 중 자신을 추천인으로 함안군민 수십명을 국민의힘에 입당하도록 해 공무원 신분으로 당원 가입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있다.


차 당선인 측은 해당 의혹에 대해 "법적으로 더 이상 공무원 신분이 아닌 시점의 행위"라고 주장한다.


유명현 산청군수 당선인 또한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교회 헌금 행위'로 인해 민주당으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했다.


유 당선인 측 관계자는 "당시 유세 일정을 살펴보면 유 당선인은 해당 교회 근처에 간 적도 없다"며 "캠프 관계자들 역시 전혀 모르는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선관위로부터 넘겨받은 자료와 확보한 증거물을 신속하게 분석하고 있다"며 "당선인들의 혐의 유무를 신속하고 엄정하게 규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사법당국의 수사가 이어지자 지역 안팎에서는 민선 9기 출범 초기부터 도정이나 시·군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학계에서도 임기 초반 '행정력 공백' 우려에 대한 경고와 함께 선거 문화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한다.


최상한 경상국립대 행정학과 교수는 "취임과 동시에 강력하게 추진해야 할 과제들이 사법 리스크에 묻힐 위험이 크다"며 "리스크가 현실화한다면 당선인들의 행정력에 상당한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유권자들 역시 공공성보다는 정파성에 치우쳐 일단 찍고 보자는 식의 투표 성향을 보이는 것도 문제"라며 "여야를 떠나 후보자와 유권자 모두 도덕적 불감증을 떨쳐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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