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반이민 시위' 격화에 아프리카 국가들 속속 자국민 철수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06-12 06:14

나이지리아인 262명 귀국…남아공 "모두 불법 체류자"


 11일 나이지리아 라고스 공항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떠나온 나이지리아인들이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반(反)이민 정서가 확산하며 아프리카 출신 외국인을 겨냥한 폭력이 이어지자 아프리카 여러 국가가 남아공에서 떠나기를 원하는 자국민을 잇따라 철수시키고 있다.


비앙카 오두메구-오주쿠 나이지리아 외무장관은 11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남아공에 있던 자국민 262명이 이날 요하네스버그에서 나이지리아 정부가 마련한 항공편으로 귀국했다고 밝혔다.


오두메구-오주쿠 장관은 이들이 남아공에 계속 머무를 경우 생명이 위험하다는 판단에서 대피하게 됐다며 "모국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적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오는 15일에도 항공편을 통해 남아공에서 떠나기를 원하는 자국민을 추가로 귀국시킬 예정이다. 지금까지 모두 1천여명이 귀국을 희망했다고 나이지리아 외교부는 밝혔다.


남아공 내무부는 성명을 내고 이날 출국했거나 출국수속을 밟고 있는 나이지리아인은 "모두 불법체류자"라고 밝혔다.


이들 출국자들에게는 남아공 주재 나이지리아 대사관을 통해 긴급여행허가서가 발급됐고, 이들은 '입국 부적격자'로 지정돼 앞으로 5년간 남아공 재입국이 금지된다고 덧붙였다.


 11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떠나 나이지리아 라고스 공항에 도착한 나이지리아 국민들[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나이지리아 정부는 귀국한 자국민의 불법체류 여부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한 관계자는 비자 및 체류 허가 신청 처리 지연으로 일부 인원이 결과적으로 서류 미비 상태에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영국 BBC 방송은 전했다.


나이지리아뿐 아니라 여러 아프리카 국가가 반이민 정서 확산을 이유로 자국민을 남아공에서 집단 귀국시키고 있다.


가나는 지난달 27일 전세기편으로 자국민 300명을 철수시킨 이후 지금까지 1천명을 귀국시켰다. 말라위 정부도 자국민 150명을 지난 8일 육로로 귀국시켰으며 라이베리아 등 다른 나라도 자국민 귀국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남아공 여러 지역에서는 '마치 앤드 마치'(행진과 행진)라는 신생 단체를 중심으로 불법 이민 반대 시위가 격화했다.


시위대는 아프리카 각국에서 온 불법 이민자들이 범죄를 저지르며 남아공인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며 이달 말까지 불법 이민자 추방을 주장하고 있다.


시위대가 외국인으로 보이는 이를 둘러싸고 체류 증명서를 요구하는 영상이 인터넷에 다수 올라오는 등 시위 과정에서 폭력이나 위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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