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경 제한·과징금 산정기준 개편…정작 쿠팡엔 적용 안 돼
개보위, 쿠팡에 과징금 6천246억 부과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11일 3천750만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하고, 법적 근거 없이 회원들의 온라인 활동기록을 무단 수집한 쿠팡에 과징금 총 6천246억원을 부과했다.
단일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내린 과징금 규모로는 역대 최대치로, 한 기업의 여러 위반행위에 부과한 과징금 규모로도 가장 많다.
사진은 이날 서울 쿠팡 본사 모습. 2026.6.11 kjhpress@yna.co.kr
(서울=연합뉴스) 차민지 기자 =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3천756만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쿠팡에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이번 사고가 국내 개인정보 보호 제도에 남긴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12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유출 규모뿐 아니라 사고 대응 과정에서도 큰 논란을 불렀다.
쿠팡은 지난해 11월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공개하면서 피해 규모를 4천500여건으로 발표했지만, 불과 9일 뒤 이를 약 3천370만건으로 정정했다.
유출 규모가 약 7천500배로 늘어나면서 소비자 불안과 사회적 공분이 커졌다.
이는 2천324만여명의 유심(USIM) 정보가 유출된 SK텔레콤 해킹 사고를 뛰어넘는 규모다.
연이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현행 제재 체계만으로는 기업 책임을 묻기에 한계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해 12월 개인정보위 업무보고에서 현행 과징금 체계의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개인정보 유출 기업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하고 신경을 안 쓴다"며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받아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국회는 올해 2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따른 반복 위반이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오는 9월 11일 시행되는 개정 개인정보보호법은 최근 3년 내 고의·중과실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됐거나, 고의·중과실로 1천만명 이상 정보주체에게 피해를 발생시킨 경우 이른바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과징금 상한이 전체 매출액의 3%였던 점을 고려하면 제재 수위가 대폭 강화된 것이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쿠팡을 비롯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법 개정 논의에 동력이 붙었고 비교적 빠르게 입법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브리핑하는 송경희 개인정보위원장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송경희 개인정보위 위원장이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쿠팡사태 제재안 의결 브리핑을 하고 있다. 개보위는 3천750만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하고, 법적 근거 없이 회원들의 온라인 활동기록을 무단 수집한 쿠팡에 과징금 총 6천246억원을 부과했다. 2026.6.11 jieunlee@yna.co.kr
과징금 부과 기준도 강화됐다.
지난달 시행된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령과 과징금 부과 기준 개정안은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과징금 감경을 제한하고, 과징금 산정 기준도 '직전 사업연도 매출액'과 '최근 3개 사업연도 평균 매출액' 가운데 더 큰 금액을 적용하도록 했다.
그동안 정보기술(IT)·플랫폼 기업처럼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는 기업의 경우 실제 경제 규모에 비해 과징금이 낮게 산정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개인정보위는 이번 제도 개선으로 기업의 현재 경제력과 위반행위 정도에 상응하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정작 쿠팡에는 이 같은 강화된 제도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행정처분은 원칙적으로 위반행위 당시의 법령을 적용해 소급 적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쿠팡이나 KT 사례에 강화된 제재 규정을 적용할 수 없는 점은 아쉽지만,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계기로 제도 개선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발생하는 유사 사고에 대해서는 훨씬 강력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앞서 개인정보위는 3천756만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하고 타사 웹·앱에 접속한 회원 약 1천117만명의 온라인 활동 기록을 법적 근거 없이 수집한 데 대한 책임을 물어 쿠팡에 6천246억8천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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