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차 반환점 돈 국민참여재판…15일 수원지검 1313호 '비공개 현장검증'
(수원=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검사실 술 파티 위증' 혐의를 둘러싼 검찰과 피고인 측의 본격적인 법정 공방이 시작됐다.
질의 답하는 이화영 전 부지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12일 수원지법 형사11부(송병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부지사의 국민참여재판 5일 차 공판에서는 이번 재판의 최대 쟁점인 국회증언감정법 위반(위증) 혐의에 대한 양측의 모두진술이 진행됐다.
검찰은 당시 현장에 있던 관련자들의 '일치된 진술'을, 변호인 측은 '소주 결제 영수증' 등 정황 증거를 내세워 팽팽하게 맞섰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검찰은 배심원들을 향해 "이 사건은 복잡한 것 없이, 1313호 검사실에 술이 반입됐는지 여부만 판단하면 된다"며 쟁점을 단순화했다.
검찰 논리의 핵심은 서로 다른 입장의 7명이 허위로 입을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이른바 '칠인성호(七人成虎) 불가론'이다.
검찰은 "당시 1313호 안팎에 있었던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방용철 부회장, 박상용 검사, 박상웅 쌍방울 직원, 교도관 2명, 설주완 변호사 등 7명 모두가 일치되게 '술 반입은 없었다'고 진술한다"며 "각계각층의 7명이 이화영 한 명을 엮기 위해 입을 맞출 동기가 없다"고 강조했다.
피고인 측이 주요 근거로 내세우는 쌍방울 법인카드 편의점 소주 결제내용에 대해서도 "해당 결제내용은 피고인 측에 유리한 증거일 수 있는데 검찰이 먼저 찾아 신청한 증거"라며 "검찰은 무조건 처벌하려는 게 아니라 정의를 추구하는 공익의 대변자 위치에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은 검찰이 내세운 7명의 진술 신빙성을 전면 탄핵하며 반격했다.
변호인은 "사람의 기억은 입장에 따라 왜곡되기 마련이며, 특히 이번 사건의 증인들은 중립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일 오후 6시 34분께 쌍방울 직원 박상웅이 편의점에서 법인카드로 소주와 생수를 구매한 영수증과 13층 출입 태그 기록을 제시하며 "객관적 자료가 '연어 파티'를 증명한다. 검찰이 진술 조작을 위해 수용자들에게 술과 음식을 제공하며 이른바 '진술 세미나'를 열었던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발언 기회를 얻은 이 전 부지사도 "법무부 실태조사와 서울고검 감찰에서도 제 (술 파티) 주장이 맞다고 발표됐고,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도 진실 반응이 나왔는데 검찰이 스스로 조사한 결과를 부정한다"며 "이번 위증 기소는 야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일방적 고발로 인한 '청부 기소'"라고 주장했다.
'술파티 위증 혐의' 이화영 국민참여재판 8일 시작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5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 법정 모습.
2026.6.5 xanadu@yna.co.kr
양측의 팽팽한 기 싸움 속에 한때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변호인 측은 모두진술 중 띄운 PPT 자료를 통해 소주 구매 명세가 밝혀지자 당시 1313호 안팎에 있었던 검찰과 설 변호사, 쌍방울 관계자 등 발언자를 특정하지 않은 채 누군가 '종이컵이나 페트병에 든 것이 술인 줄 모르고 마셨다'고 했다가 진술을 번복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강력 반발한 검찰은 "박상용 검사 등은 그런 진술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술인 줄 모르고 마셨다'고 진술한 것은 이화영 피고인 본인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재판부가 발언의 주체를 따져 묻자, 변호인 측은 "특정해서 말하긴 어렵고, 쌍방울 측이나 설주완 변호사 등이 외부에서 언급한 것들이 많아 총체적으로 말한 것"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열흘간 이어지는 역대 최장기 국민참여재판이 1주 차 반환점을 돌면서 장시간 재판에 지친 배심원들은 고충을 쏟아냈다.
배심원들은 애로사항이 없냐는 재판부의 물음에 "발언 소리가 작아 단어를 구별하기 어려우니 톤을 높여달라", "아침 9시 반부터 밤까지 실내에만 있어 바깥바람을 쐴 곳이 전혀 없다", "시원한 커피가 마시고 싶다" 등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재판부는 "최대한 반영해 남은 일정 동안 불편함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음주 회유' 지목된 수원지검 1313호 영상녹화실 [수원지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양측의 모두진술을 마친 재판부는 오는 15일 오전 술 파티 장소로 지목된 수원지검 1313호 검사실 등에 대한 비공개 현장검증을 진행한다.
재판부와 배심원단은 직접 공간 구조와 이동 동선을 파악한 뒤 법정으로 복귀해 핵심 증인들에 대한 신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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