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 장마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7-14 23:32


장마





“지루한 장마가 계속되던 어느날 밤, 외할머니는 국군 소위로 전쟁터에 나간 아들이 전사하였다는 통지를 받는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잃은 외할머니는 이후 ‘빨갱이는 다 죽어라’고 저주를 하였고, 같은 집에 살고 있는 친할머니가 이 소리를 듣고 노발대발한다. 그것은 곧 빨치산에 나가 있는 자기 아들더러 죽으라는 저주였기 때문이다.” 6·25전쟁 중 한 농촌마을을 배경으로 장마통에 벌어지고 있는 할머니와 외할머니간 ‘이념의 대립과 갈등’을 다룬 윤흥길의 ‘장마’이다.


‘온 세상을 물걸레처럼 질펀히 적신다’는 윤흥길의 표현처럼 장마는 홍수피해를 비롯해 일상생활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인지 ‘장마가 무서워 호박 못심겠다’ ‘장마 개구리 호박잎에 뛰어오르듯’ ‘장마 뒤에 외 자라듯’ ‘장마 도깨비 여울 건너가는 소리’ ‘장마 만난 미장장이’ ‘장마에 떠내려가면서도 가물 징조라 한다’ 등 장마에 관한 속담이 유난히 많다. 그만큼 장마가 우리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뜻이다.


선조들은 도롱뇽의 알 낳는 행태로 장마를 예견하기도 했다. 도롱뇽이 그해 비가 많이 올 것 같으면 알을 돌이나 나뭇가지에 낳고, 가뭄이 들 것 같으면 물속에 그냥 낳는 습성을 파악해 도롱뇽 알이 바위나 나무에 붙어 있으면 큰 장마를 대비해 논둑을 튼튼히 하고, 물속에 알이 있으면 가뭄을 대비해 물막이 공사를 했다고 한다.


전국이 장마권에 들어섰다.  올해도 어김이 없다. 역시 염려스러운 것은 집중호우에 의한 피해이다. 뭇짐승인 도롱뇽도 나름의 지혜가 있듯 장마피해를 줄이는 것 역시 전적으로 우리가 어떻게 대비하는가에 달려 있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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