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산물 절도, 더 이상 농심(農心)을 울리지 말라
봄이면 씨를 뿌리고, 여름에는 땀을 흘리며 가꾸고, 가을이면 수확의 기쁨을 맞는다. 농부에게 농사는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생계를 책임지는 삶 그 자체다. 한 알의 씨앗이 열매를 맺기까지는 수많은 땀방울과 인내가 스며 있다.
그런데 수확을 앞둔 밭과 과수원에서 농산물 절도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밤사이 과일이 사라지고, 고추와 참깨, 수박, 복숭아, 사과 등이 통째로 없어졌다는 안타까운 이야기가 전국 곳곳에서 들려온다.
피해 농민들은 경제적 손실보다도 허탈감과 분노를 더 크게 호소한다.
농산물 절도는 결코 장난이나 '조금 가져가는 일'이 아니다. 농부의 피와 땀을 훔치는 범죄이며, 농촌 공동체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다.
농부들도 예방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CCTV와 태양광 조명, 경고 안내판을 설치하고, 이웃 간 순찰과 공동 감시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수확이 임박한 시기에는 출입 차량을 기록하고, 농산물은 가능한 한 신속히 출하하거나 안전한 장소에 보관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관계 당국의 역할도 더욱 중요하다. 경찰은 수확철에 농촌 순찰을 강화하고, 절도 취약지역을 집중 관리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는 CCTV 설치 지원과 방범시설 확충에 적극 나서야 하며, 농민들과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해 예방 중심의 치안 활동을 펼쳐야 한다. 범죄는 발생 후 검거보다 예방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절도범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점도 있다.
남의 농산물을 허락 없이 가져가는 행위는 명백한 절도죄에 해당한다.
훔친 양이 적다고 해서 죄가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절도죄는 형사처벌 대상이며, 피해 배상까지 해야 할 수 있다. 순간의 욕심이 평생 지워지지 않는 전과와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농촌은 우리 식탁을 책임지는 삶의 터전이다. 농부가 흘린 땀을 존중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 한 바구니의 과일, 한 포대의 고추에는 자연의 시간과 농부의 정성이 담겨 있다.
풍성한 수확의 계절은 모두가 함께 기뻐해야 할 축제여야 한다. 농산물 절도가 사라질 때 농민은 안심하고 농사짓고, 소비자는 믿고 먹을 수 있으며, 농촌에는 다시 웃음꽃이 피어날 것이다.
"농산물은 흙에서 자라지만, 그 속에는 농부의 땀과 정직이 함께 자란다. 남의 밭에서 농산물 가져 가는 것은 농부의 희망과 양심까지 훔치는 것이다. 농촌의 평화는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한다."
농부의 땀은 누구도 훔칠 수 없는 존엄한 가치이다. 그 가치를 지키는 일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권오정 문화부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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