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을 멈춰라" 등 구호…英정부 "선 넘었다" 비판
5일(현지시간) 영국 도버항 일대에서 반이민 시위를 벌인 복면 시위대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검은색 옷을 입고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시위대 수십 명이 5일(현지시간) 영국 도버항으로 이어지는 도로에서 기습적인 반(反)이민 시위를 벌이면서 주변 교통이 마비되고 프랑스행 여행객 등이 큰 불편을 겪었다.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이날 아침 도버항 주변에 검정 옷과 발라클라바 차림의 남성들이 속속 모여들어 주요 도로를 가로막는 통에 영국에서 가장 붐비는 여객 항만인 도버항을 오가는 차량 통행이 중단되고, 일대의 교통 정체가 한때 약 7㎞에 이르는 등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이들은 "이 거리는 누구의 것? 우리 것!", "선박을 멈춰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인근 마을을 따라 행진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일간 더타임스는 시위대 일부는 반이민 성향의 극우단체인 '패트리엇 플랫폼' 소속이라고 전했다.
중도좌파 노동당이 이끄는 영국 정부는 "평화 시위는 민주주의의 기본적 권리"라면서도 도버에서 벌어진 행동과 이로 인한 교통 차질은 선을 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도버와 프랑스 칼레 사이를 오가는 여객선을 운영하는 페리 운항사는 정오 직전 "도버항에 대한 접근이 복구됐다"고 공지하면서 페리를 놓친 승객들에게는 다음 운항편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런던에서 남동쪽으로 약 110㎞ 떨어진 도버항은 지난해 900만명이 넘는 승객과 200만 대 이상의 화물 차량을 처리한 영국 최대의 여객 항만으로, 과거에도 프랑스에서 소형 선박을 타고 영국해협으로 건너오는 이민자들을 겨냥한 반이민 시위가 벌어지곤 했다.
우익 정당인 영국개혁당을 이끄는 나이절 패라지 대표는 전날 열린 전당대회에서도 불법 이주민들이 소형 선박을 빼곡히 채운 채 영국해협을 건너는 것을 '침략'이라고 부르며 자신들이 집권하면 이를 막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한편, 노동당 정부는 영국해협을 통해 영국으로 유입되는 불법 이주민 차단을 위해 프랑스 정부와 법 집행 협력을 강화한 결과 올들어 영국해협을 건너 입국한 사람 수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0% 감소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