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일, '러 전승기념비' 놓고 갈등…日 철거 요구에 러 일축(종합)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9-06 19:13

소련군, 국화문장 표석 파괴 모습…다카이치 "받아들일 수 없어"


러 "태양에 빛나지 말라고 하는 것…기념물에 우리 기억 보존"


(도쿄·로마=연합뉴스) 조성미 민경락 특파원 = 일본을 상징하는 국화 문장이 새겨진 표석을 파괴하는 소련군의 모습이 담긴 러시아 극동 하바롭스크의 대일전승기념비를 놓고 러시아와 일본이 갈등하고 있다.


6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하바롭스크에서 열린 대일전승기념비 동상 제막식을 비판했다.


이 동상은 소련군 병사가 국화 문양이 새겨진 국경 표석을 소총으로 내려찍어 파괴하는 듯한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러일전쟁 이후 일본이 사할린섬 남부를 점유하면서 러시아와 경계에 세웠던 표석을 본떠 제작한 것으로, 러시아 측은 국화 문양을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보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해설했다.


하바롭스크에 세워진 러시아의 대일전승기념비하바롭스크에 세워진 러시아의 대일전승기념비 [엑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을 상징하는 것으로 널리 인식되고 있는 국화 문장의 파괴를 표현한 기념비 설치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일본 국민감정에 관한 문제로 러시아 측에 설치 중단 또는 철거를 강하게 요청했다. 앞으로도 철거를 강하게 요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엑스 게시물을 일본어와 함께 러시아어로도 게시했다.


일본 외무성 역시 해당 동상 건립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라는 내용의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 명의 메시지를 발표하고 외교 경로를 통해 러시아 측에 설치 중단과 철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측은 일본의 철거 요구를 일축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일본의 대일전승기념비 철거 요구에 "이제 남은 것은 바람에 불지 말라고, 태양에 빛나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역사는 사실에 기반하며 우리의 기억은 기념물에 보존돼있다"고 강조했다. 또 일본이 역사를 경시하고 있다면서 이를 "질병"이라고 비난했다.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중 한 섬을 방문하자 일본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양국 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은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키르기스스탄에서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 "현재 관계 악화는 모두 일본의 책임"이라고 말했고 일본 정부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즉각 반발했다.


러시아는 일본이 북부 홋카이도 등에서 미군, 호주군과 합동훈련에 나서는 것에 대해서도 대항조치를 취하겠다며 경고했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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