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사인 불명확"…업무상과실치사 대신 치상 적용
(수원=연합뉴스) 김솔 기자 = 정신질환자를 응급 이송하려고 과도하게 제압해 다치게 한 사설구급업체 대표에게 금고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환자는 이송 과정에서 숨졌지만, 법원은 사인이 명확하지 않다며 사망 책임은 묻지 않았다.
수원법원종합청사 전경 [촬영 권준우]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0단독 서진원 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 A씨에게 업무상과실치상죄를 적용해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
A씨 업체 소속 응급구조사로 근무했던 30대 남성 B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 등은 2022년 9월 14일 오후 2시 23분께 경기 용인시 자택에 있던 30대 남성 C씨를 이송하기 위해 제압하는 과정에서 몸을 눌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C씨 모친의 연락을 받고 현장에 도착한 이들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C씨가 이송을 거부하며 몸부림치자 침대에 깔린 이불에 얼굴이 파묻히도록 몸을 눌러 제압했다. 이 과정에서 양손을 등 뒤로 꺾어 끈으로 묶고 어깨를 강하게 누르기도 했다.
이후 이송 지원을 위해 출동한 경찰관에게 수갑을 채워달라고 요청했으나, C씨가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거절당하자 2~3분간 언쟁을 벌였다.
A씨 등은 뒤늦게 C씨가 의식을 잃은 것을 확인하고 119에 신고해 그를 병원으로 옮겼으나 C씨는 결국 사망했다.
공소청은 A씨 등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으나, 법원은 사인이 명확하지 않아 사망에 대한 책임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업무상 과실로 상해를 입힌 혐의(업무상과실치상)만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서 판사는 A씨 등이 과도한 물리력을 행사해 C씨 신체 여러 부위에 피하출혈을 생기게 하는 등 상해를 입혔다고 판단했다.
서 판사는 "부검의를 비롯한 전문가들도 피해자의 사인을 명확히 특정하지 못했고, 질식사와 급성심장사 등 여러 견해가 대립한다"며 "피해자의 심장이 비대한 상태였던 것을 보면 가장 가능성이 높은 사인은 '심장 이상'으로 보이는데 피고인들이 사전에 이러한 건강 상태를 알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A씨는 체포치상죄와 폭력 범죄로 징역형 집행유예 및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고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면서도 "피해자가 공격적인 행위를 하자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