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GDP 4만 달러의 그늘, '풍요 속의 빈곤'에 신음하는 청년들

대한민국과 대만이 바야흐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 4만 달러 시대'의 문을 열어젖혔다. 반도체 호황을 필두로 한 신산업의 도약은 양국 경제를 숫자의 정점으로 이끌었지만, 화려한 경제 지표의 이면에는 '가난한 청년들'의 깊은 한숨이 서려 있다. 국가의 총량적 풍요 속에서 정작 미래 세대인 2030 청년들은 구조조정과 고용 한파의 직격탄을 맞으며 사회적 고립과 빈곤의 늪으로 내몰리는 중이다. 눈부신 성장의 과실이 청년들의 삶에는 닿지 않는 역설적 현실이다.
실제 청년들이 마주한 현실은 통계보다 훨씬 참혹하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긴급복지 생계지원을 요청한 20~30대가 3년 새 40% 가까이 급증했다. 일자리를 잃거나 문을 닫는 자영업자가 속출하며 정부에 SOS를 치는 청년들이 줄을 잇고 있다. 대만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심각한 취업난과 가파른 주거비 상승은 청년들을 도시 외곽으로 밀어내고 있으며, 거주지에 따라 계층을 가르는 서글픈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국경을 넘어 아시아의 두 경제 강국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청년 빈곤은 이제 외면할 수 없는 구조적 난제가 되었다.
더 큰 문제는 미래의 불확실성이다. 인공지능(AI)의 확산과 디지털 전환은 노동시장의 진입 장벽을 한층 높여 놓았다. 기술의 진보가 청년들의 일자리를 위협하면서, 자산 축적과 계층 이동의 기회마저 원천 차단당하고 있는 것이다. 청년기의 빈곤은 단순한 경제적 결핍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고립과 국가 성장 동력의 상실이라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정부와 사회는 풍요로운 지표에 취해 있을 때가 아니다. 노동시장 체질 개선과 촘촘한 청년 안전망 구축을 통해, 이들이 '가난한 청년'이 아닌 '미래의 주역'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