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걷는다는 것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1-04 21:32

걷는다는 것





둘러보면 걷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걸어서 행복하다고들 말한다. 걷는 것은 타는 것과 다르다. 타는 것은 무엇인가에 의지하는 것이다. 온전히 내 힘으로 내 몸을 움직이는 것에 새삼스러울 게 없건만 타는 것에 익숙한 우리는 ‘걷기’가 새로운 발견이다. 원래 짐승들은 달리고, 새는 날고, 고기는 헤엄치고, 인간은 걸었다. 그 중 인간만이 이탈하여 기구를 탔다. 그런데 다시 걷자고 야단들이다. 걷기여행, 걷기대회, 걷기운동, 걷기치료에 걷기학회, 걷기운동본부까지 등장했다. 누구는 걷기혁명이라는 용어까지 구사하고 있다. 가히 걷기 열풍이다. 걷기 열풍의 원인을 추적하면 단연 건강이다. 그러면서 슬며시 다른 것도 들먹인다. 걷다보니 삶의 기름기도 빠지게 되더라는 것이다. 그간에는 포만감에 사로잡혀 살았는데, 윤택한 것이 좋은 줄만 알았는데 걷다보니 그것들은 별것이 아니더라는 것이다.


걷는 것은 비움이다. 어느 한 곳에 머물지 않음이니,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나를 자유롭게 다른 곳으로 실어가는 행위라 말할 수 있다. 나를 한 곳에 가두지 않음이다. 걷다보면 가진 것이 짐이 되고, 그 가진 짐은 이내 무거워진다. 많이 지고 갈 수 없으니 자연 가진 것을 풀어 놓아야 한다. 이는 나눔도 되고, 베풂도 되고, 또 자유도 되는 것이다.


두 발에 목숨을 의탁하고 순례길에 나서본 사람들은 말한다. 모든 것을 걸음에 맡기고 걷다보면 어느 순간 내면의 소리가 들려 온다고. 이른바 양심의 소리일 것이다. 양심의 소리는 자기를 선명하게 비춘다. 내 안에 똬리를 틀고 있는 욕망들, 그 덩어리들은 버릴수록 맑고 가벼울 것이다.


우리에게 길손이라는 정겨운 단어가 있다. 먼길을 걸어 온 손님을 일컫는다. 먼 길을 걸어간다는 것은 무엇인가 간절한 바람을 품었음이다. 사랑을 위해, 출세를 위해, 그리고 살기 위해 먼 길을 걸어야 했다. 하지만 그 길손이란 말이 사라져 가고 있다. 바퀴를 타고 달려가기 때문이다. 걸으면서 마음과 생각을 숙성시켰던 그 길을 이제는 바퀴가 점령해 버린 것이다.


길은 앞서 간 사람이 밟아서 생긴 것이다. 그래서 길은 사연이고, 감정이다. 오래됐지만 늘 새롭다. 건강도 좋지만 걷는 김에 누군가의 길손이 되어보면 어떨까. 과거 인류는 건강 때문에 걷지 않았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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