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 로스쿨과 음서제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4-12 22:58


로스쿨과 음서제




고려·조선시대 관직 채용 제도 중에 ‘음서제’가 있다. 고위 관직 자손이나 친인척은 과거시험 없이도 관직에 오를 수 있는 특권을 준 것이다. 음서를 통해 벼슬길에 오르는 이는 보통 하급 관리로 임용됐지만, 세습적 특권 보장과 신분제 고착화로 조선 후기엔 사회적 문제로도 불거졌다.


오늘날 음서제와 종종 비교되는 게 2009년 출범한 ‘로스쿨’이다. 대학 졸업생이 진학하는 이 3년제 법학전문대학원을 마쳐야 변호사 시험에 응시할 기회가 부여된다. 국내 25개 로스쿨 수업료(입학금 제외)는 지난해 평균 1450만원(사립대 1700만원, 국공립대 1075만원)이고, 가장 비싼 고려대는 1950만원이었다. 고액의 등록금 외에 입시 컨설팅과 사교육, 정보력, 로펌 인턴십까지 더해져 로스쿨이 특정 계층, 특히 법조인 가문 출신 자녀에게 유리해졌다는 뒷얘기가 끊임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광주·전남 타운홀미팅’에서 로스쿨 제도에 대해 “법조인 양성 루트로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는 (로스쿨 제도가 부적절하다는 시민의 문제제기에) 일정 부분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석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에게 ‘사법시험 부활’과 관련해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해보라고 당부했다.


과거 사법시험은 ‘고시 낭인’을 양산하는 사회적 문제를 일으켰지만, 누구나 학력·전공을 떠나 법조계에 진입할 수 있는 통로였다. 그 사법시험을 대체한 로스쿨은 다양한 법조인과 법률서비스를 대폭 늘려 고액의 법률시장을 대중화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했다. 하나, 그 이면에서는 비싼 교육비와 높은 진입 장벽으로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은 법조인이 될 기회를 잡기 어려워진 것도 냉혹한 현실이다. 당초의 법조인 대중화 취지와 달리 로스쿨이 능력보다 배경, 기회의 평등보다 기득권 세습 창구로 변질된 ‘현대판 음서제’ 시비의 중심에 서버렸다.


일장일단이 있는 로스쿨과 사법시험의 양자택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대통령의 지시도 로스쿨로 일원화된 법조인 양성 창구를 다양화하든지, 로스쿨의 보완책을 강구해보라 한 걸로 해석된다. 다시 논의가 성숙될지, 어떤 답이 나올지 주목된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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