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 가벼워진 이혼율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5-25 23:18


가벼워진 이혼율



결혼과 관련해 가장 잘 알려진 말은 “결혼하는 것이 좋은가, 하지 않는 것이 좋은가. 그 어느 쪽을 택하든 후회할 것이다”라는 소크라테스의 어록이다. 그가 악처를 두었던 점을 감안하면 후회를 하더라도 결혼을 하고 후회하는 쪽이 덜 손해라는 계산이 나옴직하다. 어록들을 살펴보면 철학자건 문인이건 서로 엇갈리고 자신없어 한 것이 결혼관이 아닌가 싶다.


혼례일을 앞두고 장밋빛 꿈에 젖은 예비신랑신부에게 ‘죽음으로써 모든 비극은 끝나고 결혼으로써 모든 희극은 끝난다’(바이런)거나 ‘결혼이란 모든 자랑스러운 혼과 독립적인 모든 것의 정신적 죽음’(도스토예프스키)이라고 해 봐야 정신나간 소리로 치부할 게다. 이혼을 생각하고 있는 부부들에겐 괴테가 예찬한 대로 ‘결혼생활은 참다운 뜻에서의 연애의 시작’이라고 했다간 무슨 잠꼬대냐는 핀잔을 듣기 십상이다. 결혼생활이란 처지에 따라 심지어 그날 그날의 심사에 따라 여러 상황을 연출하니 딱 부러지게 말하긴 참으로 어렵다.



지난해 혼인신고가 전년보다 2만9천건이 줄고 이혼은 2,000쌍이 늘었다고 통계청이 발표했다. 자기 중심적 사고에 따라 독신을 선호하고 이혼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든 결과라는 분석이지만 이혼을 가볍게 생각하는 세태가 문제다. 게다가 이혼사유 중 경제문제가 10%를 넘는 등 ‘돈’ 때문에 해체되는 가정이 급증한다니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되도록, 기쁠 때나 슬플 때나”라고 한 다짐이 무색하기만 하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조사를 보면 이혼여성의 61%가 전남편으로부터 약정이나 판결에 따른 양육비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 헤어진 자녀를 전혀 안만나는 아버지도 절반이 넘는다니 헤어진다고 모든 게 해결되는 건 아니라는 방증이다. 톨스토이는 “결혼에 대하여 긴요한 것은 스무번이고 백번이고 깊이 생각해 보는 것이다. 어찌 할 수 없을 때 죽음에 임하듯, 그렇게 할 수밖에 별 도리가 없을 때에만 결혼할 것이다”라고 했다. 우리사회에서 이혼이야 말로 그렇게 생각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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