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사회과학》 문닫는 사회과학서점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4-16 21:54


문닫는 사회과학서점



‘그날이 오면’(서울대), ‘논장’(성균관대), ‘장백’(고려대), ‘오늘의 책’(연세대), ‘청맥’(중앙대), ‘인서점’(건국대)…. 1970~80년대 암울했던 시절 깨어있는 대학생들에게 마음의 안식처였던 학교 근처의 사회과학전문 서점들이다. 군부독재와 재벌간 유착으로 심화되는 현실의 모순에 대해 누구도 말하려 들지 않는 진실을 이들 서점은 ‘불온서적’을 통해 깨우쳐 주려했다.


90년대 초만 해도 서울에 40여개에 달하던 이들 서점은 학교 앞에 있으면서도 대학교재 등 돈이 되는 책은 마다했다. 대신 구하기 힘든 외국의 사회과학도서나 이념성 등을 들어 당국이 배포 금지한 책을 고집했다. 사실 70~80년대 민주화 시위에 앞장섰던 대학생 치고 사회과학서점 신세를 지지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이른바 ‘의식화’의 본산노릇을 하기도 했다. 자연히 서점 주인들은 당국에 눈엣가시였다. 서점에는 형사들이 수시로 들락거려 금서다 싶으면 압수하고 주인을 국가보안법 위반이라는 거창한 죄목으로 구속하기도 했다.



서점 주인과 경찰의 숨바꼭질은 90년대 중반이후 거의 사라지게 됐다. 하지만 문민정부 등장과 소련 및 동구권 몰락은 이들 서점의 인기를 뚝 떨어뜨려 대부분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거나 일반서점으로 변신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남아있는 서점들도 인터넷판매, 학술제 개최, 문화공간 운영 등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고 있지만 임대료 내기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지난 84년 문을 연 연세대 앞 유일의 사회과학전문 서점 ‘오늘의 책’이 결국 문을 닫는다고 한다. 주변에 대학이 4개나 되지만 온통 유흥가로 변한 데다 만화와 무협지, PC방만을 찾는 신세대 대학생들의 외면으로 더 이상 운영이 불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이 서점은 96년에도 한차례 폐점 위기를 맞았다가 연대 재학생과 교수들의 모금으로 겨우 명맥을 유지해오던 터라 더욱 안타깝다. 사회과학은 각종 사회현상의 근본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사회과학에 대한 무관심이 자칫 ‘뿌리가 죽으면 나무도 죽는다’는 사실을 확인시키지 않을까 걱정된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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