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도피생활 중에도 수십억대 사기…檢 "보완수사로 공범도 잡아"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5-27 15:27

2년 도피생활 중에도 수십억대 사기…檢 "보완수사로 공범도 잡아"


서울중앙지검 배후 공범 인지해 직구속 기소


휘날리는 대검찰청 깃발휘날리는 대검찰청 깃발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밝음 기자 = 2년 동안 도피 생활을 하면서 사기 행각으로 수십억원을 챙긴 일당이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은 단독 범행으로 사건을 송치했지만, 검찰은 인공지능(AI)을 동원한 보완수사 끝에 공범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한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이주희 부장검사)는 별건 범죄로 구속 상태인 A씨(37)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범인도피 교사 등 혐의로 추가 기소하고, 공범 B씨(37)를 특경법상 사기 및 범인도피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2024년 11월께부터 약 1년 동안 존재하지도 않는 회사의 재무팀장인 척하면서 발주비가 필요하다며 피해자 8명으로부터 약 30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A씨가 1년 8개월 동안 도피생활을 할 수 있도록 B씨가 은신처와 휴대전화, 계좌 등을 제공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A씨의 단독범행으로 송치된 사건을 수사하던 중 공범 B씨의 범인 도피 혐의를 확인하고 B씨 거주지를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A씨 관련 사건 3건을 병합하고 AI 기술을 활용해 1만1천여개의 통화녹음을 분석했다. 피해금 수취 계좌를 분석하고 피해자 7명에 대한 진술도 확보했다.


수사 결과 A씨는 12억원대 사기 사건으로 수사를 받던 중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2024년 4월께부터 B씨의 도움을 받아 도피 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약 1년 8개월 동안 A씨에게 은신처와 차명 휴대전화 및 계좌 등을 제공하며 도피 생활을 도운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의 신원이나 소재를 알지 못한다고 허위 진술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A씨는 사기 피해자들이 신고할 때마다 B씨의 도움을 받아 도피 지역을 옮기고 가명을 바꿔 신분을 세탁하는 방식으로 수사망을 벗어났다.


A씨와 B씨는 대본에 따라 허구의 회사 재무팀장을 연기하고 이 통화 녹취를 피해자에게 들려주는 방식으로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통화 녹취에는 이들이 경찰에 신원과 소재를 허위 진술하기로 모의하고, B씨가 A씨로부터 약 3억원의 범죄 수익을 분배받은 내용도 담겼다.


공개된 통화 내용에 따르면 A씨는 B씨에게 "너 대본도 못 읽어?"라고 하거나, "너는 나 어디 있는지 모른다 이렇게 가야 돼. 내가 다른 이름으로 계속 돈 꿔도 걔네(경찰)가 그걸 수사할 권한이 없어"라고 말했다.


당초 경찰은 사기 사건을 A씨의 단독범행으로 보고 B씨를 미입건하거나 불송치했다.


특히 이들이 서울과 대전,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사기 행각을 벌인 탓에 각기 다른 관할 경찰서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검찰은 관련 사건 2건을 이송하고 1건을 재배당하는 등 사건을 병합하고 B씨를 공범으로 인지해 구속 기소했다.


brigh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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