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에 중수청법 검토 의견 내…"최소한으로 범위 제한해야"
경찰청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경찰이 중대범죄 인지 시 즉각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 검토받도록 한 규정이 민생 사건 수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16일 파악됐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확보한 '중수청법 시행령 제정안에 대한 경찰청 검토의견'을 보면 경찰은 중수청법 내 '통보 규정'이 입법 취지와 어긋난다는 의견을 최근 행정안전부에 보냈다.
중수청법과 관련 시행령에 따라 경찰 등 타 수사기관이 먼저 사건을 인지하더라도 중대범죄라는 판단이 들면 즉각 중수청에 이를 통보해야 한다.
중수청장은 선행 수사 여부나 진척도와 무관하게 해당 사건 이첩을 요구할 수 있다.
경찰로서는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이에 따라야 한다.
경찰청은 의견서를 통해 "통보(경찰)와 검토(중수청) 부담이 커져 면밀·신속한 통보·검토·이첩 요구·이첩 등 작업이 어려워지고, 민생 사건 처리 지연을 초래할 우려도 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동일 피의자의 추가 범행을 인지할 때도 반복해 통보해야 한다"며 "범죄 중대성, 수사 중복 가능성, 수사 밀행성을 고려해 최소한도로 범위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예컨대 보이스피싱 범죄로 1천명의 피해자가 나왔을 때, 수사가 진행되면서 여죄가 계속 확인되면 산술적으로 1천회 통보가 이뤄지는 등 수사기관 사이 행정력 낭비가 생긴다는 논리다.
경찰청은 또 규정 확대해석 시 중대범죄가 아니라도 사건을 통보해야 할 수 있다며 "명시적 근거도 없이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응해야 하는' 의무까지 부과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수사기관에서 상당히 진행된 사건을 특별히 중대한 경우가 아닌데도 이첩하면 처리가 지연될 뿐, 실익 없이 국민 권리가 침해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공소시효 임박 사건을 이첩 요청하면 시효 내 공소가 제기되지 못해 사건 암장(덮는) 가능성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에 경찰청은 통보 대상을 ▲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적용 대상(이득액 5억원 이상)인 재산범죄 ▲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는 뇌물죄 등으로 명확히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요 피의자·참고인 조사가 진행 중이거나 강제수사가 착수·완료되면 경찰이 중수청으로 사건 이첩을 거부할 수 있도록 '정당한 사유'의 기준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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