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보 실책을 ‘색깔론’으로 덮으려는 정동영 장관의 무책임한 현실 인식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10-13 23:30


안보 실책을 ‘색깔론’으로 덮으려는 정동영 장관의 무책임한 현실 인식





대한민국 국무위원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북한의 대남 비방 담화에 그대로 인용되는 참담한 일이 벌어졌다. 북한 노동당 김여정 총부부장은 최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우리 국군 장병 3명의 지뢰 폭발 부상 사건을 두고 ‘서울의 자작극’이라며 억지 주장을 펼쳤다. 그 황당한 주장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 바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발언이다. 김여정은 정 장관이 "북한의 고의적 공격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한국 정부가 '스스로 자백했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핵심 근거로 삼았다. 심지어 유엔 무대에서도 북한 대표는 정 장관의 발언을 두 차례나 인용하며 우리의 정당한 사과 요구를 묵살했다. 외교·안보의 최전선에 있는 장관의 세심하지 못한 언사가 도리어 적에게 책임 회피용 논리를 쥐여준 꼴이 되었으니,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정 장관이 보여준 태도는 실망을 넘어 분노를 자아낸다. 정 장관은 야권의 사퇴 요구에 대해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를 구시대적 ‘색깔론’이라 일축하며, 오히려 "지금은 2026년"이라며 편향된 동맹관이야말로 퇴출당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참으로 아전인수격인 현실 인식이자 논리적 비약이다. 북한의 명백한 도발이나 군사적 위협에 대해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국무위원의 실책을 지적하는 것이 어떻게 색깔론으로 치부될 수 있는가. ‘2026년’이라는 현재의 시점과 국가 안보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색깔론으로 몰아세우는 대처 사이에는 그 어떤 논리적 인과관계도 존재하지 않는다.

안보 문제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과 검증 요구를 도리어 '색깔론'이라는 프레임으로 되받아치는 방식이야말로 과거 1980년대 정치권에서나 횡행하던 낡고 퇴행적인 언어다. 정 장관은 시대를 탓하기 전에, 본인의 발언이 가져온 외교·안보적 파장과 국익 훼손에 대해 무겁게 반성해야 한다.

장병들의 피와 생명이 걸린 안보에는 단 한 치의 빈틈이나 실언도 허용될 수 없다. 정부와 정 장관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엄중히 인식하고, 말장난 같은 프레임 정치를 멈추어야 한다. 지금 정 장관에게 필요한 것은 거친 강변이 아니라, 자신의 실언이 초래한 외교적 패착에 대한 처절한 자성과 책임 있는 행동이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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