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산 보석금 내놓겠다" 제안도 불수용…유죄 확정시 최대 5년형
사우디 왕가·군부 지원 정황 드러나…가족 탈출도 군당국이 지원
도청장치 점검하는 사우디 국적 오픈AI 직원 감시카메라 영상에 사우디 국적인 압둘라흐만 알포잔(35) 전 오픈AI 엔지니어가 도청 장치가 설치된 회의실 텔레비전 뒤를 살펴보는 모습이 포착됐다. [美법무부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권영전 특파원 = 오픈AI 임원 회의실에 도청장치를 설치한 혐의로 구금된 사우디아라비아 국적 직원이 법원에 보석 신청을 냈으나 기각됐다.
미 캘리포니아주 북부연방지법 앨릭스 체 판사는 피고인인 압둘라흐만 알포잔(35) 전 오픈AI 엔지니어 측의 보석 신청을 기각했다고 AP·AFP 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체 판사는 알포잔에 대해 "법정에 출석하지 않을 위험이 상당하다"며 도주 우려를 들어 구금 유지를 명령했다.
알포잔 측은 미국 내 계좌에 있는 전 재산인 약 100만 달러(약 13억원)를 보석금으로 내놓고 전자발찌 착용과 가택연금 등을 수용하겠다고 제안했으나, 법원은 그가 도주할 경우 사우디 정부가 보석금을 대신 보상해줄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유죄가 확정될 경우 최대 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앞서 연방검찰은 피고인인 압둘라흐만 알포잔(35) 전 오픈AI 엔지니어가 지난해부터 사우디 왕가 인사와 와츠앱 메신저를 통해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법원에 제출한 구금 유지 청구서에서 밝혔다.
이 사우디 왕가 인사는 자국에서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계획에 알포잔을 영입하려고 시도하면서 "미국보다 사우디가 당신을 더 필요로 한다"고 했고, 알포잔은 이에 100%라고 답하며 동조했다.
다만 그는 오픈AI로부터 받은 주식이 행사(vesting) 가능해질 때까지는 떠나지 않겠다고 했다.
알포잔이 지난 9일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된 직후 그의 부인과 아들이 미국에서 탈출하는 과정에서도 사우디 정부·군부의 직접적인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가족은 당초 지난 12일 함께 리야드로 향할 계획이었으나 알포잔이 체포되자 이튿날인 10일 부인과 아들만 카타르행 편도 비즈니스 항공편으로 출국했는데, 이 항공권은 사우디 군 관계자가 예약하고 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의 부인은 출국 전 FBI 조사에서 "미국 비자가 만료돼 사우디로 영구 귀국한다"며 "남편도 사우디로 돌아와 함께 살 계획이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사우디가 미국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지 않은 데다 무제한에 가까운 자원과 신속한 해외 도피 지원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재판 때까지 피고인의 구금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난 2015년 트위터에 잠입했던 사우디 스파이가 영사관 등의 개입으로 사건 이튿날 출국했던 사례도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알포잔 측은 그가 15년간 미국에 거주해왔고 미국 시민권도 신청한 상태이며 사우디 출국 일정은 이민 등 목적으로 예약됐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은 오픈AI 최고위 임원들과 정부 당국자, 외부 파트너 등이 참석하는 핵심 회의실 TV 뒤편에 직접 개조한 도청 장치를 설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그는 AI를 이용해 녹음기 제작법과 녹음파일 암호화 방법, 회의실 위치 등을 미리 상세히 검색하고 정찰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픈AI는 지난달 30일 회의실에서 도청 장치를 발견해 FBI에 신고했으며, 알포잔을 즉시 해고 조치했다.
그는 오픈AI에서 연봉 38만5천 달러(약 5억1천만원)와 220만 달러(약 29억3천만원) 상당의 주식을 받았으며 미국 영주권을 보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