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검찰개혁 완수할 것"…중수청 "국무회의 계속 참석할지 정해지지 않아"
대화하는 중수청장과 경찰청장 대행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왼쪽)과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20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하고 있다. 2026.10.20 xyz@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장이 임명장을 받은 뒤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대행이 아닌 수사기관 수장이 국무회의에 직접 참석한 사례는 흔치 않기에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논란도 제기됐다.
김 청장은 20일 오전 10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중수청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검찰개혁을 완수하고 국민권익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중대범죄에 대해 네 편 내 편을 가르지 말고 성역 없이 수사력을 총동원해 엄단함으로써 중수청의 존재 의미와 필요성을 국민께 증명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청장의 국무회의 참석은 오늘이 처음이다.
중수청이 출범한 뒤 이달 6일과 13일 국무회의에는 전종민 중수청 차장(당시 청장 직무대행)이 참석했었다.
학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수 십년간 검찰총장·경찰청장은 국무회의에 고정적으로 참석하지 않았다.
국무회의 불참 관례는 올해 초부터 이재명 대통령이 부처 소속 외청장까지 참석하도록 방침을 세우면서 깨지기 시작했다.
지난달 23일 취임한 이정현 검찰총장 직무대행(공소청 차장)도 줄곧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경찰청장 직무대행도 참석하고 있다.
대행이 아닌 청장이 직접 국무회의에 참석한 것은 중수청·공소청·경찰청 중에서도 김 청장이 처음이다.
국무회의 불참 관례가 형성된 배경은 이들 기관의 역할 측면에서 봤을 때 참석 필요성이 적다는 이유가 크다.
각각 법무부, 행정안전부의 외청으로 법을 집행하는 기관인 만큼 정책 수립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임종훈 전 국회입법조사처장은 "국무회의는 정부의 최고 정책심의기관"이라며 "국무위원인 장관들은 소관 부처의 입장을 대변해 논의에 참여하고 필요시 '부령'을 발령할 권한도 갖고 있지만 경찰청장, 검찰총장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형법, 형사소송법을 집행하는 기관인 만큼 정책심의기관에 출석할 필요가 적다는 취지다.
이재명 대통령, 중수청장 임명장 수여 (서울=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10.19 [청와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또다른 이유는 수사의 공정성·중립성·독립성을 위해서였다.
법 집행이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국민 신뢰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외관상 수사기관의 장이 대통령의 지시를 따르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던 것이다.
수도권 한 부장검사는 "법의 집행 기능을 행사하는 사람들은 정치적 권력으로부터 독립되어 있다는 외관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대통령의 지시를 수시로 받는다면 그 측근들은 수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국민들에게게 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날 수사·공소기관 수장이 국무회의에 일제히 참석하면서 정치적 중립성·독립성 훼손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야권과 시민단체에서는 청와대 인사도 원칙적으로 수사·공소제기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매주 대면하는 자리를 갖는 것 자체가 정치적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는 최근 공개 논평을 통해 "공정성의 외관을 훼손하지 않으려면 국무회의에 유관기관 장을 정례 참석시키는 건 자제돼야 한다"고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국무회의 참석하는 김지용 중수청장과 최동석 인사혁신처장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김지용 중수청장(왼쪽)과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이 20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리는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6.10.20 xyz@yna.co.kr
앞서 김지용 청장이 후보자 신분일 때부터 수사의 독립성, 공정성을 강조해온 만큼 이날 행보가 그간의 선언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청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며 "중수청은 어떤 사건을 다루든, 수사 대상이 누구든, 지위와 신분을 가리지 않고 동일한 원칙과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오전 중수청 출근길에 가진 도어스테핑(약식문답)에서는 '수사의 정치화'를 청산하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구체적인 개별 사건 수사나 공소 지휘를 논의하지 않으므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국무회의에서 중수청·공소청 수장의 국무회의 참석을 향한 야권의 비판에 정부조직법을 거론하며 "헌법에 의해 당연한 일"이라고 일축했다.
이처럼 이 대통령의 '국무회의 참석방침'이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김지용 중수청장이 지속해 이에 응할지 주목된다.
중수청 관계자는 김 청장이 향후 국무회의에 계속 참석할지에 대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