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총선 앞두고 지지층 결집위해 10일부터 공격 계획
트럼프, 다음달 3일 중간선거 악영향 우려해 반대
베냐민 네타나후(좌) 이스라엘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달 초 이란을 대규모로 공습하는 작전을 계획을 세웠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반대해 보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복수의 소식통은 이 신문에 이스라엘 군은 토요일이었던 지난 10일을 기해 이란에 대한 대규모 폭격 작전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발전소 등 민간 기반 시설은 물론 핵시설과 정권 주요 표적을 며칠에 걸쳐 타격하는 계획이었다.
특히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올해 초 제외했던 민간 기반 시설을 포함해 갱신된 표적 목록을 준비했으며 당시 미·이스라엘 합동 공세를 뛰어넘는 강도로 기획됐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작전은 다음달 미국 중간선거 전 중동 지역의 분쟁이 전면전으로 번지는 것을 원치 않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실행되지 못했다.
백악관 측은 이와 관련해 "미국은 중간선거 이전에 이란을 공격할 계획이 없다"며, 현재 이란에 대한 경제적, 군사적 봉쇄가 이미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답했다.
이스라엘 총리실과 이스라엘군은 논평을 거부했다.
앞서 13일 미국 악시오스도 네타냐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이전에 이란에 대한 대규모 작전 재가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이번 공습 계획과 미국의 반대는 이스라엘과 미국 양국이 직면한 중대한 정치적 시간표가 핵심 배경이다. 이스라엘은 이달 27일 총선을, 미국은 다음달 3일 중간선거를 앞뒀다.
네타냐후 총리는 2023년 10월 발발한 가자지구 전쟁과 지난해와 올해 두차례의 이란 전쟁 이후 처음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최근 주요 여론조사에서 야권에 근소하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선거를 앞두고 지지층을 결집하려고 이란과의 긴장을 카드로 활용하려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현직 이스라엘 안보 당국자들은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 전쟁을 개시하는 것이 민주적 절차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중동 내 확전이 선거에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란을 타격할 경우 미군과 주변 아랍 국가들이 전쟁에 휘말릴 위험이 있으며 무엇보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부담이 되는 에너지 가격 폭등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타냐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 모두 자신의 정치적 명운이 달린 선거 때문에 이란을 공격하려 했고 이를 막아선 셈이다.
비록 대규모 공습은 일단 무산됐으나 이란 상황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이스라엘 군은 선거 기간 전 장병의 휴가를 취소하며 이례적인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 네타냐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 모두 이란을 향해 "일을 끝내야 한다"며 공격 재개 가능성을 열어두고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어 긴장감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