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수육 축제·한복 런웨이·책 속 요리까지…이색 행사 잇따라
서울시, 청년·관광객 유치 지원…'야간경제 활성화' 드라이브
용산구 신흥시장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깊어가는 가을 해가 지면 서울 곳곳의 전통시장 골목이 먹거리와 공연을 즐기는 흥겨운 '야장'으로 변신하고 있다.
시장 골목에 야외 테이블이 펼쳐지고, 푸짐한 시장표 먹거리와 시원한 맥주를 즐기는 사이 버스킹(거리공연)과 노래자랑, 이색 공연이 쌀쌀해진 가을밤에 훈훈함을 더한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서울 시내 12개 자치구의 22개 전통시장과 골목형상점가 등에서 지역 특색을 살린 '야간·음식문화 축제'가 열리고 있다.
서울시가 야간 소비를 늘리고 청년층과 관광객 등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2024년 시작한 지원사업으로, 올해 시의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과 연계해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용산구 해방촌 신흥시장은 지난 1∼3일 세계 각국의 문화가 어우러진 '글로벌 로컬 페스티벌' 축제장으로 탈바꿈했다.
용산구 신흥시장에 펼쳐진 플리마켓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남산 자락의 시장 골목과 루프톱에는 한국과 미얀마, 레바논 등 9개국의 문화와 먹거리를 소개하는 플리마켓이 펼쳐졌다.
서로 다른 국적의 참가자들이 팀을 이뤄 승부를 겨루는 '글로벌 윷놀이 월드컵'에 토크콘서트와 사진전, 남산 산책·요가 프로그램까지 더해졌다.
지난 9일 금천구 별빛남문시장에서는 상인과 지역 대학생들이 공동 개발한 신메뉴 7종이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1009 별야별 축제'에서는 별별떡볶이, 마라컵두부, 복숭아요거찰떡 등 익숙한 재료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한 음식들이 등장했다. 시민 30명이 직접 맛보고 평가하는 '한입 품평회'도 열려 시장의 새로운 대표 먹거리를 발굴하는 자리가 됐다.
지난 9일 '백야(白夜)야시장'으로 변신한 강북구 백년시장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같은 날 강북구 백년시장은 '백야(白夜)야시장'으로 변신했다.
시장 곳곳에서 먹거리 판매·시식과 버스킹, 주민 노래자랑이 펼쳐지고 어린이를 위한 달고나·부채 만들기, 가족사진 촬영 공간도 마련됐다. 할인쿠폰과 경품 행사로 장 보는 재미도 더했다.
서울시는 이처럼 시장 고유의 먹거리와 지역 문화를 결합한 행사를 지원해 전통시장을 야간 관광·소비 명소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등록·인정된 전통시장과 골목형상점가를 대상으로 시장 규모에 따라 3천만∼5천만원을 지원한다.
앞으로 열릴 야장 행사들도 개성이 뚜렷하다.
강북구 수유전통시장에서 열린 야장 행사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는 23일 동작구 남성역골목시장에서는 '잘∼돼지 냉수육 축제'가 열린다. 시장 정육점과 연계한 냉수육 메뉴에 특제 소스 만들기 체험, 청소년 K팝 댄스 공연이 곁들여진다.
24일 구로시장에서는 전통시장 골목이 패션쇼 무대로 바뀐다. 시민과 대학생 10명이 시장 대표상품 10가지를 소개하는 '한복 ON 구로마켓 런웨이'가 열리고, 상품은 최대 40% 할인 판매된다.
31일 중랑구 양원숲길 골목형상점가에서는 책과 음식을 결합한 '오싹한 도서관'이 마련된다. 책 속 음식을 실제 메뉴로 만들어 판매하고 야외 독서 공간과 작가 북토크, 중고책 장터를 운영한다.
강북구 백년시장 '백야(白夜)야시장'을 찾은 시민들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3일 구로구 개봉중앙 골목형상점가에서는 생맥주 칵테일 만들기, 23∼24일 강서구 방신전통시장에서는 공항·여행을 주제로 한 여권 스탬프 투어가 열린다.
강서구 화곡중앙시장은 29∼30일 1천원 경매와 500원 맥주 판매 수익금을 기부하는 나눔 축제를 연다. 까치산시장은 30∼31일 야자수와 야외 테이블로 휴양지 분위기를 연출하고, 구로구 고척근린시장은 31일 시장 음식을 컵에 담아 즐기는 '고척 홈런컵'과 딱지치기 대회를 선보인다.
관악구 신원시장도 다음 달 13∼14일 청사초롱으로 골목을 밝히고 먹거리와 공연, 체험 행사를 연다.
행사 일정과 세부 프로그램은 서울시 누리집의 '전통시장 행사안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누리상품권 환급과 경품·체험 행사는 준비 수량 소진 시 조기 종료될 수 있다.
박경환 서울시 민생노동국장은 "이번 축제가 전통시장의 정겨움에 특색 있는 먹거리와 문화가 더해져 시민 누구나 즐기는 가을밤 나들이가 되길 바란다"며 "시민들의 발길이 상인들의 매출과 주변 골목상권의 활력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