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된 베냉 왕실 보물 수록…교육노트 6종 총 4만8천권 제작, 14일 현지 배포식
김현주 대표 "교육노트 보급, 되찾은 유산 미래세대로 연결 과정"
베냉 문화유산 노트 보급 행사장에서 노트를 받아 읽는 학생들 [트랑스컬처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과거 프랑스가 약탈한 뒤 약 130년 만에 베냉으로 돌아온 왕실 문화유산이 교육노트에 담겨 현지 어린이들에게 전달됐다.
국제문화협력 비영리법인인 트랑스컬처스는 지난 14일 서아프리카 베냉의 아보메에 있는 아가자 왕궁에서 '문화유산 교육노트: 베냉 시리즈'(Cahiers du patrimoine – Série Bénin) 첫 보급 행사를 개최했다고 27일 밝혔다.
유네스코 본부에서 근무했던 김현주 대표가 이끄는 트랑스컬처스는 프랑스군이 19세기에 약탈했다가 2021년 베냉에 반환한 왕실 보물 26점의 사진과 설명을 담은 교육노트 6종, 총 4만8천권을 제작했다.
교육노트는 2026∼2027학년도에 걸쳐 아보메와 인근 보히콩 지역의 초등학생들에게 순차적으로 배포될 예정이다.
교육노트 6종은 왕실 보물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각 유물에 담긴 역사적·상징적 의미를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했다. 질문과 정답을 통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도 특징이다.
교육노트 첫 배포 행사에는 어린이 550여명을 비롯해 교사와 지역 주민, 아보메·보히콩 시장, 초등교육부 장관 대리, 유네스코 베냉 국가위원회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베냉 문화유산 노트 보급 행사장 [트랑스컬처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야신 라툰지 베냉 문화예술유산부 장관은 반환된 문화유산을 어린이들의 교육에 활용하는 트랑스컬처스의 사업이 매우 시의적절하고 의미 있는 활동이라고 평가했다.
알랭 고도누 베냉 문화유산 반환 국가과학위원회 위원장은 교육노트 보급이 한국과 아프리카 간 문화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출발점이라며 "트랑스컬처스가 베냉에서 시작한 민간 차원의 협력을 계기로 한국 정부와 주요 기관들이 아프리카에 더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특히 베냉과 협력을 확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육노트 보급은 트랑스컬처스가 기획해 베냉의 문화유산 전문가와 공동으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현지 교사들의 검토를 거쳐 완성됐다.
한국의 한 교육 출판기업이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베냉 현지 인쇄업체가 제작에 참여했다.
김 대표는 "베냉 왕실 문화유산의 반환이 과거를 되찾는 과정이었다면 교육노트 보급은 되찾은 유산을 미래세대의 기억과 배움으로 연결하는 과정"이라며 "아보메 왕궁에서 시작된 이 사업이 문화유산 반환 이후 중요한 과제인 '전승'을 어린이들의 일상에서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고 말했다.
베냉 문화유산 노트 6종 [트랑스컬처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라자르 엘룬두 아소모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장은 지난 19일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김 대표를 만나 이 사업에 대해 "적절하고 실질적인 영향력이 있으며 유용한 사업"이라고 말했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업이 문화유산 교육의 구체적인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며 "이번 사업 성과를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기 위해 유네스코 '세계유산'(World Heritage) 저널 다음 호에 관련 기사를 게재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김 대표도 동의했으며 양측은 이 사업의 경험과 성과를 국제사회와 공유하기로 했다.
'베항쟁(베한진) 왕을 형상화한 반인반수상' 소개 노트 속지 [트랑스컬처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