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말저런글] 깐족거리다 깐족대다 깐족이다 깐족깐족하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10-27 08:12

쓸데없는 말을 수다스럽고 얄밉게 계속 지껄인다. 이런 행태를 일컬을 땐 그저 수다스럽다고 하지 않고 '깐족거린다'고 한다. 깐족거린다는 것은 곧 말을 불필요하게 많이 하고 그것도 끊임없이 하며 게다가 얄밉게 함을 뜻한다. 어근(깐족)의 '(그런) 상태가 잇따라 계속됨'을 보이는 접사가 바로 '-거리다'인 것이다.


접사 '-거리다'접사 '-거리다' 표준국어대사전 캡처


여기서 이 '-거리다'가 접사 '-대다'나 서술격 조사 '이다'가 쓰인 꼴과 비슷한말로 기능할 가능성을 엿본다. '깐족대다'와 '깐족이다'가 '깐족거리다'의 비슷한말인 게 자연스럽다. '깐족거리다'는 심지어 '깐족깐족하다'도 비슷한말로 뒀을 뿐 아니라 '깐족' 대신에 '깐죽'을 써도 모든 유사어가 다 성립하는 낱말로 사전에 올라 있다.


'거리다' '대다' '이다'의 호환 원리가 적용되는 낱말은 여럿 더 있다. 간질거리다/간질대다/간질이다, 덜렁거리다/덜렁대다/덜렁이다, 뒤적거리다/뒤적대다/뒤적이다, 들썩거리다/들썩대다/들썩이다, 반짝거리다/반짝대다/반짝이다, 펄럭거리다/펄럭대다/펄럭이다와 같은 것들이다.


접사 '-거리다' 한 걸음 더 접사 '-거리다' 한 걸음 더 표준국어대사전 캡처


다 통하는 원리는 물론 아니다. '건들거리다/건들대다/건들이다'를 보라. '건들거리다'가 살랑살랑 부는 바람을 표현하는 것이라면 '건들거리다/건들대다'라고 하지만, 건방지게 행동하는 사람을 표현하는 것이라면 '건들거리다/건들대다/건들건들하다'라고 한다. '건들이다'라는 단어는 없다. "건드리면(건들면) 안 돼" 할 때 쓰이는 '건드리다'가 있을 뿐이다.


한글 맞춤법 제24항 '거리다' 관련 해설한글 맞춤법 제24항 '거리다' 관련 해설 한글 맞춤법 캡처


못마땅하여 군소리하는 것을 사람들은 구시렁거린다고 한다. 사전은 사투리로 분류하는 '궁시렁거리다'가 같은 말이다. 이 말을 구시렁거리다/구시렁대다/구시렁구시렁하다로 바꿔 가며 쓰면 단조로움을 피할 수 있다. 이 가운데 호환성이 강한 것은 '-거리다'와 '-대다' 쌍일 것이다. 어문 당국이 '-거리다'만 표준어로 인정하다 '-거리다/-대다' 모두를 인정하는 쪽으로 바뀐 이유다. 다만, 이조차 다 그렇진 않다. '나대다'는 되지만 '나거리다'는 안 되잖나. 둘의 호환에도 한계는 있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진정, 『쉬워요 맞춤법!』, 마리북스, 2024


2. 국립국어원, ≪한글 맞춤법 표준어 규정 해설≫ (2018년 1월) - https://www.korean.go.kr/front/reportData/reportDataView.do?mn_id=207&report_seq=944


3. 표준국어대사전


4. 고려대한국어대사전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헤드라인 뉴스

한국매일뉴스
등록번호인천 아 01909
등록일자2025-07-05
오픈일자2025-07-05
발행일자2026-10-27
발행인최용대
편집인이원희
연락처010)8834-9811
FAX031)781-4315
이메일hangukmaeilnews@naver.com
주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274-3.일심빌딩 302호 031-781-9811.
한국매일뉴스

한국매일뉴스 © 한국매일뉴스 All rights reserved.

한국매일뉴스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