州당국, 고발 여부 등 조사…경합 선거전이 수사당국 개입으로 번져
미 알래스카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2명의 '댄 설리번' 사진 왼쪽은 현직 상원의원인 댄 S. 설리번, 오른쪽은 은퇴한 전직 교사인 댄 J. 설리번.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미국 알래스카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야당인 민주당이 공화당 후보와 동명이인인 후보를 등장시키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과 관련, 알래스카 주지사가 조사를 지시했다.
마이크 던리비 주지사는 29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나는 공공안전부에 이 모략이 알래스카 주법을 위반했는지와 형사 고발 혹은 민사적 조처가 필요한지를 조사하도록 지시한다. 향후 조처는 증거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권자를 고의로 속여 다른 사람에게 투표하도록 유도하는 행위는 우리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법을 위반한 것으로 밝혀진 개인이나 단체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인 메리 펠톨라 선거 캠프에 대한 범죄 수사를 지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간선거를 닷새 앞두고 여야가 초박빙 경합을 벌이는 알래스카 연방 상원의원 선거전이 수사 당국의 개입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해당 의혹은 전날 NYT의 폭로로 불거졌다.
민주당 상원선거대책위원회와 민주당 후보인 메리 펠톨라 캠프가 재선에 도전하는 현역 상원의원인 공화당 댄 S. 설리번 후보를 꺾기 위해 그와 이름이 같은 은퇴 교사인 댄 J. 설리번을 찾아내 출마하도록 하는 데 깊숙이 관여했다는 게 보도의 골자다.
'댄 설리번'이라는 이름의 후보 2명이 투표용지에 오르게 함으로써 설리번 의원의 표를 분산시키는 효과를 노렸다는 것이다.
이는 알래스카주의 독특한 선거제도의 허점을 노린 것이다. 이 주에서는 정당 구분 없이 후보들이 출마해 예비선거(경선)를 치러 상위 4명이 본선에 오른다. 댄 J. 설리번 후보는 3위로 경선을 통과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NYT 보도가 나오기 전에도 동명이인 후보로 인한 혼란을 이유로 설리번 의원이 근소한 차이로 패할 경우 선거 결과 인증을 막아달라는 소송을 제기하라고 법무부에 지시한 바 있다.
그는 NYT 보도가 나온 뒤에는 해당 의혹을 "최고 수준의 선거 사기"라고 비난하며 펠톨라 후보가 "투표용지에서 제외되고 기소돼야 하며, 가짜 댄 설리번도 마찬가지"라고 공세를 퍼붓고 있다.
던리비 주지사도 엑스에 "유권자들을 의도적으로 혼란에 빠뜨리고 표를 잘못 행사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현직 미 상원의원과 이름이 같은 후보를 포함해 후보들을 모집함으로써 알래스카 선거를 조작하려는 조직적 시도가 있었다는 충격적 새로운 증거가 드러났다"고 적었다.
하지만, NYT는 "범죄가 저질러졌다는 사실을 입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민주당은 이와 비슷한 의혹이 이전에도 자주 벌어졌으며, 공화당 역시 과거 알래스카뿐 아니라 여러 주에서 비슷한 수법을 사용해왔다고 반박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