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피해자가 믿고 의지하던 동생…범행 책임 무거워"
(수원=연합뉴스) 김솔 기자 = 오랜 기간 병간호해 온 쌍둥이 형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50대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수원법원종합청사 전경 [촬영 권준우]
30일 수원지법 제11형사부(송병훈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5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인간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귀한 가치"라며 "이를 침해하는 범죄는 어떤 방법으로도 그 결과를 회복할 수 없어 용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는 잔혹한 방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해자가 믿고 의지하던 쌍둥이 동생으로부터 범행을 당한 만큼 그 책임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은 장애가 있는 형을 실질적으로 부양하는 과정에서 평소 앓던 정신질환으로 인해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어려운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5월 22일 오전 3시 30분께 오산시의 한 빌라에서 잠들어 있던 쌍둥이 형 B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뇌전증 등을 앓는 B씨를 위해 거처를 마련해주고 오랜 기간 경제적 지원과 병간호를 도맡아 온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범행 직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으며, 수사 과정에서 "우울증으로 극단적 선택을 마음먹은 상태에서 '내가 죽으면 형을 돌봐줄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측은 이후 재판 과정에서 수면제 등 약물 복용에 따른 부작용으로 일종의 '블랙아웃'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공소청은 A씨에 대해 징역 18년을 구형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