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독 간호사 14명, 영락의료과학고서 전국 간호과 학생들과 교류
"한국 직업계고 간호교육 훌륭"…세대 넘어 경험·도전 정신 공유
파독 간호사 파견 60주년기념 초청 특별 좌담회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지난 30일 서울 관악구 영락의료과학고에서 열린 파독 간호사 파견 60주년기념 초청 특별 좌담회를 마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6. 10. 31.phyeonsoo@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60년 전 낯선 독일 땅에서 한국 간호의 길을 개척한 파독 간호사들이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로 간호를 배우는 후배들과 만나 경험과 미래의 꿈을 나눴다.
서울 관악구 영락의료과학고(교장 김희영)는 지난 30일 파독 간호사 파견 60주년을 맞아 재독한인간호협회 회원들과 전국 직업계고 간호과 교장·교사·학생 대표들이 참여한 '그때 그 손길, 오늘의 미래를 잇다'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박소향 재독한인간호협회장을 비롯한 파독 간호사 14명과 전국 64개 직업계고 간호과의 교장·교사·학생 대표 50여 명이 참석했다.
파독 간호사들은 1960년대부터 독일 의료 현장에서 활동하며 한국의 경제 발전과 한독 교류에 기여한 주역들이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낯선 땅에서 전문 의료인으로 자리 잡으며 한국 간호 인력의 해외 진출에 길을 열었다.
이번 행사는 이들의 경험과 도전 정신을 미래 간호 인재들에게 전하고, 인공지능 시대 간호교육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참석자들은 먼저 영락의료과학고의 AI·스마트헬스케어 실습실을 찾아 학생들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활용해 임상 상황을 익히는 교육 과정을 체험했다.
로봇 개와 악수하는 박소향 재독한인간호협회장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지난 30일 서울 관악구 영락의료과학고의 AI·스마트헬스케어 실습실을 찾은 박소향 재독한인간호협회장이 로봇 개와 악수를 하고 있다. 2026. 10. 31.phyeonsoo@yna.co.kr
박소향 회장은 "마이스터 제도로 유명한 독일의 직업교육 못지않게, 직접 본 한국 직업계고 간호과의 교육은 정말 훌륭하다"며 감탄했다.
'경천애인'의 건학이념 아래 보건의료 인재를 양성해 온 영락의료과학고는 간호조무사를 양성하는 간호과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학교 건물이 독일의 지원으로 건립됐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는 한국과 독일의 오랜 인연을 되새기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어 대강당에서 열린 특별 좌담회에서는 박 회장과 협회 임원들이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극복하고 독일에서 간호사로 활동한 경험을 소개하고, 인공지능 시대 글로벌 간호 인재에게 필요한 역량을 강조했다.
좌담회에는 영락의료과학고 전교생과 홍신고 학생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현장에 오지 못한 전국 직업계고 교사·학생과 서울지역 중학생들은 유튜브 생중계로 함께했다.
인사말하는 영락의료과학고 김희영 교장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지난 30일 서울 관악구 영락의료과학고에서 열린 파독 간호사 파견 60주년기념 초청 특별 좌담회에서 김희영(맨오른쪽)영락의료과학고 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 10. 31.phyeonsoo@yna.co.kr
오후에는 '그때의 손길, 오늘의 AI 간호'를 주제로 파독 간호사들과 전국 직업계고 간호과 학생 대표들이 마주 앉아 진로와 해외 진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학생들은 선배들이 독일에서 겪은 경험과 글로벌 보건의료 분야 진출에 필요한 역량 등에 관해 질문했다.
효청보건고 정예림 학생은 파독 전후 독일인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물었고, 염광메디텍고 김태훈 학생은 해외 진출을 꿈꾸는 후배들이 갖춰야 할 역량에 대해 질문했다.
파독 간호사들은 후배들의 질문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답하며 세대를 넘어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영락의료과학고 3학년 이서영 학생은 "파독 간호사 선배님들을 우리 학교에서 직접 뵙게 되어 영광"이라며 "간호를 배우는 학생으로서 선배님들의 경험과 도전 정신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진우 교육부 직업교육정책과장은 "오늘은 전국의 직업계고 간호과가 한자리에 모여 인공지능 시대 간호교육의 길을 함께 걷기로 한 새로운 시작"이라며 "60년 전 선배님들이 낯선 땅에서 한국 간호의 길을 열었듯, 이제 교육부도 전국 직업계고와 손을 맞잡고 미래 간호 인재를 키우는 길을 함께 열어 가겠다"고 밝혔다.
파독 간호사 초청 행사 마치고 기념 촬영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지난 30일 서울 관악구 영락의료과학고 운동장에서 파독 간호사 초청 행사를 마치고 파독 간호사와 학교 관계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6. 10. 31.phyeonsoo@yna.co.kr
이번 행사는 교육부와 전국간호교육교장협의회, 한국직업교육학회, 중등간호교육학회, 고등학교간호교육협회, 미래엔이 후원했다.
김희영 교장은 "60년 전 선진 의료를 배우러 독일로 떠나셨던 선배님들이 오늘은 AI와 가상현실로 간호를 배우는 후배들을 직접 보고 가셨다"며 "예전에는 직업교육을 독일에서 배워 왔지만, 이제 우리는 K-직업계고로 발돋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배님들과 학생들이 마주 앉은 모습에서 간호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향한 마음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