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일기'서 22년간 양촌리 김회장 父子 호흡…"오랜 세월 아버지, 각별한 분"
"아들 결혼식 앞두고 주변서 조문 만류…'곧 따라가니 편히 쉬시라' 기도"
"병문안서 소주 한잔 하자시더니…심정 이루 말하기 어려워"
배우 김용건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생각지도 못했던 슬픈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하루하루 마음이 힘듭니다. 다른 분도 아니고 아버지로서, 선배로서 오랜 세월을 같이 보냈는데, 제가 곁에 있어야 되는데…"
MBC 드라마 '전원일기'(1980∼2002)에서 고인과 부자지간으로 함께 연기한 배우 김용건은 지난달 29일 별세한 배우 최불암의 빈소를 직접 찾지 못하는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전원일기'에서 최불암이 연기한 양촌리 김 회장의 장남 김용진으로 22년간 호흡을 맞췄다.
김용건은 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다음 달에 (아들) 결혼식이 있는데, 비보를 듣고 준비하던 중 여러 사람에게 조문을 가지 않는 게 좋겠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런 이야기를 꼭 믿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이 착잡했다"며 "떠나시는 모습을 배웅해 드려야 되는데 그렇지 못하는 심정을 이루 말하기가 어렵다"며 먹먹한 심정을 전했다.
김용건의 아들인 배우 하정우는 다음 달 13일 오랜 기간 교제한 동료 배우 차정원과 결혼식을 올린다. 본인이나 가족의 결혼식을 앞두고 장례식장에 가는 것을 꺼리는 속설 때문에 주변에서 조문을 만류했다는 설명이다.
김용건은 "가서 뵙지는 못하더라도 마음으로 기도했다"며 "어젯밤에도 '편한 데 가셔서 잘 쉬시고, 먼 훗날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저도 곧 따라가니까 형님 편히 쉬십시오' 하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불암과 오랜 세월을 함께하며 맺은 각별한 인연을 회고하며 명복을 빌었다.
김용건은 "22년이라는 세월도 길지만 정말 형님이자 선배이자 아버지 같은 분이었다"며 "저한테는 정말 각별했다"고 표현했다.
그는 고인이 병원에 입원해 있을 당시 병문안을 갔던 일을 떠올리며 "형님이 '내가 지금 재활하고 있으니까 곧 보자, 몇 사람 모여서 소주나 한잔하자'고 하셨다"고 돌아봤다.
이어 "저도 '그럼요 형님. 하여튼 일어나셔야죠'라고 말씀드렸는데 어느 날부터 연락이 안 되더라"며 "많이 힘드신 모양이라고 생각하면서 좋은 소식이 있기만 기다렸다"고 했다.
고인은 지난달 29일 밤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발인은 2일 오전 7시 40분 엄수되며, 오전 9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이 집전하는 장례 미사를 거행한 후 10시 40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으로 이동한다. 장지는 동화경모공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