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와 재취업 구조의 현실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이고, 인생 최고의 날은 아직 살지 않은 날이다.”이 문장은 희망을 말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그 희망을 온전히 받아들이기에는 녹록지 않다.
제1차 베이비붐 세대(1953, 63년생)가 고령층으로 자리 잡은 데 이어, 제2차 베이비붐 세대(1964, 74년생) 약 754만 명이 정년퇴직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 거대한 인구 집단은 산업화와 경제성장의 중심에서 국가를 떠받쳐 온 세대다. 그러나 그들이 마주한 정년 이후의 현실은 준비된 전환이라기보다, 구조적 공백에 가깝다.
이미 약 700만 명에 달하는 1차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자 취업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취업의 기회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경비직과 같은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은 일자리조차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시장 구조의 문제임을 보여준다.
여기서 드러나는 가장 큰 문제는 ‘정년 이후에 대한 사회적 설계의 부재’다. 우리는 오랫동안 ‘언제까지 일할 것인가’에는 관심을 기울여 왔지만, ‘그 이후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충분히 준비하지 못했다. 정년은 제도적으로 정해져 있지만, 정년 이후의 삶은 개인에게 떠넘겨진 채 방치되어 있다.
정년을 의미하는 ‘retirement’라는 개념은 본래 재정비와 재출발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의 정년은 재출발이 아니라 사실상의 ‘탈락’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전환의 과정을 구조적으로 뒷받침하지 못한 결과다. 또한 일자리의 질적 문제도 심각하다.
재취업 시장에서 제공되는 일자리의 상당수는 저임금·단기·비숙련 노동에 집중되어 있다. 평생을 전문성과 경험을 쌓아온 인력들이, 그 가치에 걸맞지 않은 일자리로 내몰리는 현실은 개인의 좌절을 넘어 사회적 자원의 낭비로 이어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스로 길을 찾으라.”라는 말은 때로는 책임의 전가로 들릴 수 있다. 물론 개인의 선택과 노력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수백만 명에 이르는 인구 집단이 동시에 같은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면, 그것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의 문제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재취업 정책’이 아니라 ‘인생 후반기 설계 정책’이다. 단순한 일자리 제공을 넘어, 교육· 재훈련· 사회 참여· 공공활동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중장년 세대가 사회와 지속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험과 축적된 지혜를 사회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 그것이야말로 고령화 사회의 핵심 과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태도 역시 중요하다. 타이어를 교체하는 것만으로는 다시 출발할 수 없다. 더 중요한 것은 핸들의 방향이다. 어디로 갈 것인지에 대한 질문 없이 움직이는 것은, 결국 제자리 회전에 불과하다. 엔진을 점검하고, 계기판을 확인하며, 스스로의 삶의 방향을 재설정하는 일은 여전히 개인의 몫이다.
지금 우리는 단순히 한 세대의 은퇴를 목격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사회가 ‘노년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를 시험받고 있는 순간이다. 가장 빛나는 별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듯, 이 세대의 삶 역시 아직 끝나지 않았다. 문제는 별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 별을 바라볼 구조와 방향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시와늪문인협회 대표 배성근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헤드라인 뉴스
-
《인문사회 》 노인에이즈
노인에이즈 건강수명이 늘어나는 것과 함께 노년기의 성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60세 이상 할머니 중 56%가, 75세 이상 할머니 가운데 25%가 ‘현재도 성생활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는 몇달전 한 종합병원의 조사에 대해 ‘예상 밖의 수치’라는 게 일반적인 반응이었다. 최근의 몇몇 연구 결과에서 나타나듯 노인 10명 중 7명꼴로 ‘노인에게도
-
《인문사회》 결정의 순간
결정의 순간 나는 전쟁사를 좋아한다. 인류가 시작된 이래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삶과 죽음, 그리고 전쟁일 것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분투한다. 내면에서는 여러 가치가 충돌하고, 개인과 개인이 부딪히며, 공동체가 형성되는 순간 '우리'와 '그들'로 나뉘게 된다. 갈등의 외연이 확장되고, 갈등이 정점에 이르는 순간 전쟁이 발생한다. 우리가 가장 많이,
-
《인문사회 》 호르무즈 문제 해결에 필요한 지혜?
호르무즈 문제 해결에 필요한 지혜? 우리는 완벽(完璧)이라는 단어와 어떤 문제나 흠이 있다는 뜻의 하자(瑕疵)라는 단어를 알고 있다. 그런데 이 두 단어가 시작된 것은 2300년 전 중국 조(趙)나라 명재상이었던 인상여(藺相如)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당시 중국은 전국시대(戰國時代) 말기로 7개 나라가 서로 경쟁하고 있었다.
-
《인문사회 》 ‘달리는 흉기’
‘달리는 흉기’ 우리가 흔히 쓰는 ‘기우’(杞憂)는 ‘열자’(列子)의 천서편(天瑞篇)에 나오는 말로 쓸데없는 걱정, 안해도 될 근심을 뜻한다. 이 말은 기나라에 사는 사람이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질 것을 두려워해 침식을 전폐했다는 데서 비롯됐다. 그런데 우리는 이 기나라 사람을 마냥 어리석다고 비웃을 수 있을까. 생명경시 풍조와 안전불감증 속에서 마치
-
《인문사회》 포경수술과 인권
포경수술과 인권 2차대전 당시 나치가 유대인 남자를 확인하는 손쉬운 방법 중 하나가 할례, 즉 포경수술을 했는지 여부였다. 신체검사 결과 남근 귀두의 포피가 제거되지 않았다면 그는 100% 유대인이 아니다. 유대인 남자는 3,500년 전부터 모세의 율법에 따라 생후 8일째 의무적으로 할례를 받기 때문이다. 구약성서 창세기에 ‘남자는 다 할례를 받으라’라고
-
《인문사회》 명장
명장 화투의 12월 비 스무끗짜리에는 우산을 쓴 선비가 수양버들 가지를 향해 뛰어오르는 개구리를 바라보는 그림이 나온다. 흔히 ’우중(雨中)영감’이라고 부르는 이 그림의 주인공은 서기 10세기 일본 헤이안(平安)시대의 명필 오노 도후(小野道風)이다. 붓글씨 연습에 진력이 나서 우산을 쓰고 나섰다가 개구리가 수십번을 실패한 끝에 마침내 수양버들 가지로
-
《인문사회》 기업의 운명
기업의 운명 선글라스를 ‘라이방’이라고 부르던 때가 있었다. 미국 바슈롬사가 1930년 미 공군으로부터 의뢰받아 개발한 보안경(保眼鏡) ‘레이 밴’이 일본을 거쳐 들어오면서 ‘라이방’으로 굳어진 것이다. 광선(Ray)을 차단(Ban)한다는 뜻으로 ‘레이 밴’으로 이름붙인 것이 선글라스의 대명사로 굳어진 것이다. 원래는 비행사용으로 개발됐지만 맥아더 장군과
-
《인문사회》 조급증과 교통신호
조급증과 교통신호 우리 속담중엔 속도와 관련된 말이 많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 우선먹기는 곶감이 달다” “아무리 바빠도 바늘귀 허리에 매어 못쓴다. 우물가서 숭늉 찾는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 대부분 조급증을 표현한 것들이다. 중국 사람들의 느긋함을 나타내는 ‘만만디’나 중동 사람들의 ‘인샤라(신의 뜻대로)’, 터키
-
《인문사회》 펀드의 사회학
펀드의 사회학 우리 전통사회에서 금융기관의 역할을 해 온 것이 바로 마을 단위의 계(契)였다. 갑자기 몫돈이 필요한 계원에게 급전을 조달해 주면서 순서에 따라 이자를 떼어내 나중에 받는 사람에게 더 얹어주도록 되어 있었으니 은행의 원리나 거의 비슷했다. 다만 주먹구구로 운영되다가 계가 깨지는 바람에 계주가 한밤중에 줄행랑을 놓는 경우가 잦았다는 점이 약간
-
나무호 타격 비행체 잔해 국내 도착…"정밀분석 예정"(종합2보)
나무호 타격 비행체 잔해 국내 도착…"정밀분석 예정"(종합2보) 민항기 탑재 외교행낭 이용…국방과학연구소로 이송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김지헌 김효정 기자 = 호르무즈 해협의 한국 선박을 타격한 비행체의 잔해가 국내에 도착했다. 외교부는 15일 "잔해는 아랍에미리트(UAE) 정부와 협의를 통해 항공편으로 도착했다"며 "전문기관에서 정밀분석을 할
-
李대통령, 대구서 모내기 체험…이앙기 몰고 "생각보다 잘하죠"
李대통령, 대구서 모내기 체험…이앙기 몰고 "생각보다 잘하죠" 새참 먹으며 '즉석 간담회'도…"농업인들 수고 느낄 수 있어"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대구 군위군 우무실마을을 방문, 모내기 작업을 체험하며 농민들과 소통했다. 베이지색 바지에 체크무늬 셔츠 등 가벼운 차림으로 마을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밀짚모자와 장화를
-
탈북 국군포로 별세…국내 생존자 5명으로 줄어
탈북 국군포로 별세…국내 생존자 5명으로 줄어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6·25전쟁 때 북한에 끌려갔다가 탈북한 국군포로가 15일 별세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고인은 6·25전쟁 당시인 1953년 강원 화천에서 중공군에 의해 포로가 됐으며, 북한에서 노동자 생활을 하다가 2002년 탈북해 대한민국으로 귀환했다. 이두희 차관은 이날 빈소를 직접
-
러 "중국 가는 푸틴, 양국 관계 전반·국제정세 논의"
러 "중국 가는 푸틴, 양국 관계 전반·국제정세 논의"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중국 방문 계획과 관련해 양국 관계 전반이 논의될 것이라고 크렘린궁이 15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의 방중이 매우 곧 이뤄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
경기 중부권 11개 시 오존주의보 해제
경기 중부권 11개 시 오존주의보 해제 (수원=연합뉴스) 경기 중부권 11개 시에 내려진 오존주의보가 15일 오후 7시 해제됐다고 환경부 한국환경공단이 전했다. 해당 지역은 수원·안산·안양·부천·시흥·광명·군포·의왕·과천·화성·오산이다. 해제 지역의 시간 평균 오존 농도는 오후 7시 현재 0.1161ppm(100만분의 1)이다. 1시간 평균 공기 중
-
교육부, 스승의날 기념식 개최…'교권 보호' 메시지 방점
교육부, 스승의날 기념식 개최…'교권 보호' 메시지 방점 최교진 "선생님 자긍심 느낄 수 있는 환경 만드는 데 역량 집중" (세종=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교육부는 15일 청주 오스코에서 제45회 스승의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올해 기념행사는 '선생님의 오늘이 우리 아이들의 내일을 꽃 피웁니다'를 주제로 열렸다. 교육부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서로
-
주담대 변동금리 오른다…4월 코픽스 0.08%p↑
주담대 변동금리 오른다…4월 코픽스 0.08%p↑ 신규취급액 기준 연 2.89%…신잔액 코픽스도 0.04%p↑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한 달 만에 상승했다. 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4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월(연 2.81%)보다 0.08%포인트(p)
-
무소속 이철수 "울산시장 후보 사퇴…국민의힘 김두겸 지지"
무소속 이철수 "울산시장 후보 사퇴…국민의힘 김두겸 지지"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6·3 지방선거 울산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던 무소속 이철수 후보는 15일 "국민의힘 김두겸 후보에 대해 지지를 선언하며 후보직을 사퇴한다"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른바 '공소취소 특검법'으로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
[후보등록] 부산 첫날 402명 등록…평균 1.62대 1 경쟁률
[후보등록] 부산 첫날 402명 등록…평균 1.62대 1 경쟁률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6·3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 첫날인 14일 부산에서는 총 402명이 등록했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부산시장과 교육감, 16개 구청장·군수, 광역·기초의원 등 248명의 일꾼을 뽑는 선거에 402명이 등록해 1.62대 1의 경쟁률을
-
교육감 후보 등록 첫날…16개 시도 45명 출사표
교육감 후보 등록 첫날…16개 시도 45명 출사표 현직 교육감 10명 등록…대전은 첫날부터 5명 몰려 (세종=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6·3 지방선거 후보등록 첫날인 14일 오후 9시 기준 16개 시도에서 총 45명이 교육감 후보로 등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서울은 재선에 도전하는 정근식(68) 현 교육감과 윤호상(67)
한국매일뉴스 © 한국매일뉴스 All rights reserved.
한국매일뉴스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