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모

석기시대까지만 해도 모계사회였다. 이 시기에는 결혼형태가 집단혼이라 자식의 혈통은 어머니를 통해서만 확인될 수밖에 없었고 여성의 나무열매 채집활동이 남성의 사냥보다 안정된 식량 확보방법이기도 했다. 모든 상황이 여성중심의 모계사회일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변화를 몰고 온 것이 농업혁명이다. 빙하기가 끝나고 먹을 것이 없어진 인간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했고 그 결과가 농경과 목축이었다.
무엇보다 농업혁명에 의한 가장 큰 변화는 남녀관계였다. 농사의 비중이 커지자 남성의 역할은 갈수록 높아져 마침내 경제의 중심에 서게 됐다. 잉여농산물의 주인 역시 남성이었다. 남성은 그 재산을 자신의 적자에게 물려주려 했다. 이때부터 배우자에게 다른 남성과의 관계를 못하도록 했다. 여성은 정조를 생명처럼 지켜야 하는 도덕관념이 생겼고, 이로부터 모계사회는 끝나고 가부장적인 부계사회로 대체됐다.
그러나 최근 오랜 부계사회의 종말을 알리는 재역전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모양이다. 이런 추세를 보여주는 ‘비혼모’를 주간지 뉴스메이커 최신호가 커버스토리로 다뤄 눈길을 끈다. 가부장적인 가족형태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결혼은 하지 않고 아이만 낳아 기르는 이른바 비혼모가 늘고 있다고 한다.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가진 것은 미혼모와 같지만 임신과 육아에 대한 적극적 태도는 그들보다 훨씬 강하다는 점에서 엄격히 구분된다. 비혼모의 특징은 고학력에 높은 경제력이다. 이는 기계화, 자동화, 디지털 시대가 전개되면서 남성의 노동력은 힘을 잃어가고, 교육받은 여성들은 섬세한 능력을 발휘하면서 경제력을 다시 갖기 시작하면서 생겨난 현상이라는 진단이다.
그러나 이들 비혼모의 길은 외롭고 험란하다고 한다. 사회의 냉담한 시선과 육아 등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다니 선구자(?)가 겪어야 할 아픔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안타깝다. 얼마 전에는 결혼 후 처가와 자주 교류하며 장모의 지원을 받는 ‘장모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뉴스도 있었다. 이러한 현상들이 바야흐로 모계사회로 다시 회귀하는 전조들은 아닐까.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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