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존엄한 죽음은 가능한가…'깨끗한 죽음이라는 환상'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사람들'·'몸은 어떻게 스타일이 되는가'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 깨끗한 죽음이라는 환상 = 박혜윤·신성준·최은경 지음.
암 병동에서 중증 질환 환자를 주로 만나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말기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대해 연구해온 신장내과 전문의, 의료윤리와 역사를 가르쳐온 의료인문학 교수가 '조력임종' 문제에 관해 다룬 책이다.
책은 '의사조력임종'이란 용어를 주로 사용하는데, 이는 환자의 요청에 따라 환자를 죽게 하려는 의도로 의사가 치사량의 약물을 직접 투약하거나 의사가 처방한 약물을 환자가 직접 복용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책은 조력임종을 둘러싼 용어의 의미를 검토하고 옹호론과 반대론의 근거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본다. 또 한국 사회의 생애 말기 돌봄의 현주소와 의사조력임종 제도 도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검토해야 할 주요 쟁점을 다룬다.
네덜란드, 일본, 캐나다, 미국, 스위스 등 해외 여러 국가의 사례를 통해 조력임종의 현실도 살펴본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의사조력임종은 절박한 상황에서 벗어나 '깨끗한 죽음'으로 나아가는 매력적인 대안처럼 여겨지곤 한다. 그러나 이를 도입한 나라들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훨씬 많은 난제가 겹겹이 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어떤 존재를 칼로 도려내듯 삶에서 지워내고, 남은 이들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살아갈 수 있는 죽음은 없다."
아몬드. 324쪽.

▲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사람들 = 데이비드 팩먼 지음. 김내훈 옮김.
구독자 350만명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정치 평론가 데이비드 팩먼이 오늘날 사회가 얼마나 확증 편향에 갇혀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저자는 알고리즘 기반 플랫폼은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끼리만 소통하면서 기존 성향과 사고가 상호 강화되는 현상인 '에코 체임버'를 만들며, 이 같은 현상은 전 국가적으로 일어난다고 지적한다.
폐쇄된 구조 속에서 잘못된 정보들이 계속 유통되면서 사회는 점점 양극화되고, 사람들은 언론 보도를 불신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기사들은 쉽게 '가짜뉴스'로 치부하게 된다.
저자는 미국 사법 시스템, 의회와 선거제도의 문제점, 언론과 뉴미디어의 문제 등을 살펴보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디어 문해력을 기르고 자신과 다른 관점을 지닌 매체를 의식적으로 찾아보는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창비. 336쪽.

▲ 몸은 어떻게 스타일이 되는가 = 김수영 지음.
'몸'을 패션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보고 서양 패션 문화사를 분석한 책이다.
패션을 단순히 몸을 장식하는 외적 요소가 아니라 몸과 의복이 상호작용하며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맥락을 형성하는 체계로 바라본다.
점, 피부, 털, 목, 가슴, 허리, 다리, 손, 발, 냄새 등 신체 요소를 중심으로 서양 패션의 역사를 들여다보면서 몸을 통제하고자 했던 인간의 욕망, 그리고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와 권력이 패션을 통해 어떻게 드러났는지 살펴본다.
17세기 귀족 여성들이 얼굴에 붙였던 작은 점은 단순한 장식을 넘어 위치에 따라 유혹, 도발, 순결 등 다양한 메시지를 담았다. 흰 피부를 더욱 강조해 '노동하지 않는 계급'이라는 것을 드러냈고, 귀족 남성들과 왕들은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자기 머리카락을 잘라버리고 가발을 만들어 쓰기도 했다.
저자는 의복은 개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사회적 지위를 표시하고, 문화적 배경과 가치관을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며, 몸은 그 자체로 패션 언어이자 사회적 규범과 미적 이상을 구현하는 주체로 기능한다고 강조한다.
곰출판. 326쪽.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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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대 발행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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