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조사·수사 회피 추정"…유학 만료 앞두고 현지서 육휴 신청에 불허
당사자 "수사 회피 목적 아냐…경찰서 대면조사 요청도 없었다"
감사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황윤기 기자 =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군사기밀 누설 혐의로 고발된 감사관이 신청한 육아휴직을 사실상 불허했다.
18일 감사원과 정치권에 따르면 감사원은 최근 A 감사관의 육아휴직 신청을 일부만 허용하기로 의결했다.
A 감사관은 공무원 국외 장기훈련 제도에 따라 영국으로 유학을 가 지난달 30일까지 '유학 휴직' 상태였는데, 귀국을 앞두고 6개월의 육아 휴직을 추가로 신청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국가공무원법상 육아휴직의 사용 요건인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 필요한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지난 17일까지만 육아휴직을 사용토록 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불허 이유로 "주목적이 육아가 아닌 조사·수사 회피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A 감사관은 작년 11월 군사기밀 보호법상 군사기밀누설 혐의로 고발된 바 있다.
A 감사관이 문재인 정부의 '통계 조작 의혹'과 관련한 감사도 맡았으며 감사원 자체 태스크포스(TF)의 조사 대상이라고 감사원은 전했다.
감사원과 경찰은 자체 조사 및 수사 과정에서 A 감사관에게 일시 귀국을 통한 대면 조사를 여러 차례 요구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 감사관은 연합뉴스에 "육아휴직을 이용해 수사를 회피하거나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려는 목적은 전혀 없다"며 "9월에 가족과 함께 귀국할 예정이고 전세 계약도 체결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영국에 남은 이유는 미성년 자녀의 학교생활을 마무리하고 주거와 생활 관계를 정리해 가족과 함께 귀국하기 위한 것"이라며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정은 국가공무원법 등이 정한 육아휴직 불허 사유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경찰로부터 추가 대면조사나 출석을 요청받은 사실이 없다"며 "경찰이 동의 없이 수사 진행 상황, 향후 조사 계획 등에 관한 정보를 감사원 지휘부 등에 제공했고, 그 정보가 육아휴직 불허 결정에 이용됐다면 경위와 법적 근거가 확인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전 정권에 대한 감사를 정당하게 수행했다는 이유만으로 공직자의 목을 조르고 자녀 양육까지 사실상 볼모로 삼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육아휴직은 기관장이 임의로 거부할 수 없는 의무 사항"이라며 "정당하게 직무를 수행한 공직자들이 정권의 보복 정치에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이번 사태의 진상을 끝까지 규명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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