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ADR 효과로 달러 대비 4.27%↑…1,480원선 깨져
엔화 약세 동조도 깨져…연내 1,300원대 전망도 나와
24시 서울환시, 제헌절 휴일도 평일처럼 거래 가능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24시간 개장을 시작한 서울 외환시장이 체제 변환 이후 첫 공휴일을 맞은 1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원/달러 환율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2026.7.17 kjhpress@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1,560원대로 올랐던 환율이 이달 들어 1,470원대까지 빠르게 내려오면서 달러 대비 원화 절상률이 주요국 통화 중 최고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000660]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자금이 국내에 풀릴 것이란 기대에 수출업체들이 가지고 있던 달러를 내놓으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기준금리 인상과 성장률 개선 등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도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연내에 환율이 1,400원 아래로 내려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달러 공급 물꼬 튼 하이닉스…환율, 3년8개월만 최대폭↓
19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7일 원/달러 환율 오후 3시 30분 기준가(기존 주간거래 종가)는 1.9원 내린 1,478.5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5월 11일(주간거래 종가 1,472.4원) 이후 두 달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이후 거래에서는 중동 긴장 고조에 반등해 7.5원 오른 1,486.0원으로 18일 오전 6시 거래를 마쳤다.
이달 초 장중 1,560원에 육박하던 환율은 지난 8일 30원 가까이 급락해 1,500원 아래로 내려온 뒤 이후 하락폭을 더 키웠다.
환율은 지난 달 말 주간거래 종가(1,549.4원) 대비 70.9원 하락했다.
월간 수치와 비교하자면 2022년 11월(전월 말 대비 105.5원 하락) 이후 3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통화 긴축 속도를 늦출 것이란 기대에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환율이 급락했다.
1천5백원 선 아래로 내려간 원/달러 환율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지난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2026.7.9 kjhpress@yna.co.kr
이달 원화 가치 상승 폭은 주요국 중 가장 크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전월 말 대비 4.27% 상승했다.
주요 20개국 통화 가운데 가장 큰 상승폭으로, 2위인 영국 파운드화(+1.45%)의 약 3배에 달한다.
같은 기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4% 하락했다.
일본 엔화는 0.08% 상승에 그쳤고, 중국 역내 위안화(+0.17%), 호주 달러(+0.88%), 홍콩 달러(+0.04%), 대만달러(-1.80%) 등 다른 아시아 통화들도 크게 힘을 쓰지 못했다.
유럽 유로화(+0.15%), 러시아 루블(+0.12%), 스위스 프랑(+0.04%) 등도 달러 대비 소폭 강세에 그쳤다.
7월 통화별 등락률 비교 [연합인포맥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SK하이닉스가 ADR 나스닥 상장으로 조달한 약 265억달러 규모의 달러가 환율 하락의 주 요인이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SK하이닉스의 달러 매도로 추정되는 물량이 최근 현물환 형태로도 시장에 들어오고 있다"면서 "환율이 일단 1,500원 아래로 내려오자 상승 기대 심리가 꺾이면서 순식간에 1,480원 안팎으로 진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환율이 고점이었다는 인식에 조선사, 중공업체 등 기업들이 환헤지 형태로 달러를 매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까지 환율을 끌어올렸던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순매도세도 잦아들었다. 최근 코스피가 크게 떨어져 7,000선 아래로 내려오자 국내 주식 비중 조정(리밸런싱) 수요가 줄어든 결과다.
외국인은 한 주 동안 약 2천226억원어치 사들이면서 4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코스피가 큰 조정을 겪으면서 외국인 리밸런싱이 완화됐고, SK하이닉스 ADR 자금 유입이 선반영되면서 미리 포지션 조정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수급 여건이 기존에 달러 수요 우위에서 공급 우위로 전환됐다"고 평가했다.
한국 통화 정책이 미국보다 앞서 긴축으로 돌아선 것도 원화 강세를 뒷받침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2.75%로 3년 6개월 만에 0.25%포인트(p) 인상했다.
SK하이닉스, 나스닥 ADR 거래 개시 (서울=연합뉴스) 10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열린 '오프닝 벨' 행사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고승범 SK하이닉스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 등 임직원들이 나스닥 ADR 거래 개시를 알리고 있다. 2026.7.11 [나스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엔저'에도 원화는 강세…"하반기 하단 1,380원까지 열어둬"
엔화 약세에 동조하는 모습이 약해지며 원/엔 환율은 약 1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엔/달러 환율이 이달 초 162엔대 후반까지 치솟았으며 지난 18일 162.400엔으로 여전히 162엔대에서 고공행진 중이다.
엔화에 비해 원화가 큰 폭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원/엔 재정환율은 지난 17일 기준 100엔당 908.11원까지 내려왔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엔저가 심화했던 2024년 11월 26일(906.76원) 이후 약 1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엔화 가치 회복은 정체된 반면, 원화는 실질 수출 대금 환전 수요와 한은 금리인상 기조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면서 두 통화 간 동조화 고리가 끊어졌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ADR 조달 자금과 반도체 수출 호조로 기업들이 벌어들인 외화 공급이 지속되면서 당분간 원화 강세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미국 물가상승률이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미국 긴축 우려가 완화된 점도 원화 강세 요인이다.
민 이코노미스트는 "수출기업의 환전 수요가 커지고, 그동안 증시 과열로 촉발됐던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이 다시 유입으로 전환되면서 원화의 점진적인 강세 흐름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면서 "하반기 환율 범위는 1,380∼1,560원으로, 3·4분기 평균 환율은 각각 1,490원, 1,430원 등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민혁 이코노미스트는 "지금과 같은 수급 여건이 지속되면 환율 추가 하락이 가능하다"면서 "심리적 지지선인 1,480원을 하회할 경우 단기적으로 1,450원까지 하단을 열어두고 있으며, 하반기 중에 1,400원대 중반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다시 커지거나 외국인 리밸런싱이 재개될 경우 1,500원 선까지 반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서정훈 수석연구위원은 "한국이 금리를 미국보다 먼저 인상하고, 성장률 전망도 개선되면서 펀더멘털 면에서도 원화에 긍정적인 상황"이라면서 "연말까지 환율이 1,450원 안팎으로 완만히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헤드라인 뉴스
한국매일뉴스 © 한국매일뉴스 All rights reserved.
한국매일뉴스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