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투함·블록 생산부터…K-조선, 미국 함정시장 단계적 접근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등록 2026-07-19 15:34

한화, 미사일시험 계측선 수주…HD현대, 블록·모듈 생산 협력


현지 법규제·열악한 공급망 고려…"전투함 수주는 장기 목표"


한화필리조선소, 미국 '골든돔' 프로젝트 선박 건조 사업자 선정한화필리조선소, 미국 '골든돔' 프로젝트 선박 건조 사업자 선정 (서울=연합뉴스) 미국 해사청은 17일(현지시간) 한화필리조선소에서 열린 국가안보 다목적 선박(NSMV) 4호선 '론스타 스테이트' 명명식에서 '해상 미사일 시험 계측선' 건조 계약 체결을 공식 발표했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열린 국가안보 다목적 선박(NSMV) 4호선 '론스타 스테이트' 명명식. 2026.7.19 [한화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최용대기자 =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가 추진되는 가운데 국내 조선업계가 미국 함정 시장에 단계적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한국에서 미국 함정을 건조하는 것이 사실상 막혀 있는 데다 현지 라이선스 획득 등 절차상 장벽도 있는 만큼 일단 비전투함과 블록 생산을 중심으로 활로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 필리조선소는 미 선박관리업체 토트 서비스와 함께 미국 미사일방어청(MDA)의 해상 미사일 시험 계측선(MRIV) 인도 업체로 선정됐다.


해상 미사일 시험 계측선은 미사일 비행시험 시 궤적 추적을 비롯해 원격 측정자료 수집, 통신·시험 결과 분석 등을 지원하는 비전투 선박이다.


필리조선소가 2024년 12월 한화그룹에 인수된 이후 민간 선박을 제외하고 미국 정부로부터 처음 수주한 사례다.


전투함을 수주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 해양 방산 진출을 모색하는 한화로서는 향후 함정 사업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특히 이번에 수주한 미사일 시험 계측선은 미국의 차세대 공중 미사일 방어체계인 '골든돔'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화는 필리조선소에서 전투함 건조를 위한 라이선스 획득을 추진하는 등 향후 핵 추진 잠수함을 비롯해 미 해군의 여러 전투함을 건조하겠다는 구상이다.


HD현대, 미국 키윗과 '선박 건조' 협력HD현대, 미국 키윗과 '선박 건조' 협력 (서울=연합뉴스) HD현대는 미국 종합 EPC 기업 '키윗'와 '조선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채드 존슨 키윗오프쇼어 CEO(왼쪽), 최한내 HD한국조선해양 기획부문장이 악수하고 있다. 2026.7.19 [HD현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한화오션과 함께 국내 특수선 양강으로 꼽히는 HD현대는 좀 더 신중한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아직 미국 내 생산 거점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전체 선박을 단독으로 건조하기보다는 현지 업체와의 공동 생산과 블록·모듈 공급에 무게를 두고 있다.


HD현대는 이날 미국 설계·조달·시공(EPC) 기업 '키윗'(Kiewit)과 '조선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키윗은 미국 최대 규모의 종합 건설·엔지니어링·인프라 전문 기업으로 발전·에너지·해양·산업시설 등 대형 EPC 프로젝트에 강점을 갖고 있다.


이번 파트너십 체결에 따라 양사는 미국 현지에서 선박 공동 건조를 모색하고 선박용 블록과 모듈 생산에 협력하기로 했다.


HD현대가 보유한 설계·기자재 공급망 및 건조 기술과 키윗의 현지 제작·건설 역량을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HD현대는 지난해부터 미국 조선소 지분 참여와 인수를 비롯한 현지 생산거점 확보 방안을 폭넓게 검토해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앙카라=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열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부부(오른쪽) 주최 공식 환영 만찬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6.7.8 [공동취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uperdoo82@yna.co.kr


이처럼 국내 조선업계가 점진적인 접근법을 취하는 데에는 미국의 함정시장 규제와 취약한 공급망이 자리하고 있다.


미국 함정의 해외 조선소 건조는 반스-톨레프슨 수정법에 의해 사실상 막혀있다. 현재 의회에 계류된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는 비(非)전투함에만 예외를 두는 조항이 추가된 상태다.


외국 조선소에서의 함정 정비·수리도 제한하고 있어 국내 업계는 사실상 일본을 모항으로 하는 미 해군 제7함대 함정을 대상으로만 가능한 실정이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지난해 수주한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모두 미 7함대가 발주한 사업이었다.


또 울산·거제 등 남해안을 중심으로 탄탄한 인프라와 공급망을 갖춘 국내와 달리 미국은 조선 인프라와 인력이 열악한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


최근 2026 한미 조선협력 전략대화에서 홍석환 HD현대 미국법인장은 현지 인력의 생산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문제와 수십 년에 걸친 미국의 조선업 쇠퇴로 인한 공급망 문제를 고려한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현지 규제와 여건을 고려하면 비전투함을 먼저 공략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전투함 해외 건조는 보다 장기적인 목표로 두고 모듈형 건조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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