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다단계 하도급서 사각지대 발생…처벌 위주 정책 부작용" 지적
삼척 송전선로 작업장서 추락한 자재 운송 헬기 (삼척=연합뉴스) 21일 오후 강원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에서 송전선로 작업장에서 자재 운송 중이던 민간 업체 헬기가 추락했다.
이 사고로 육상에 있던 작업자 A(57)씨가 파편에 맞아 타박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사진은 헬기 추락 사고 현장. 2026.7.21 [강원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taetae@yna.co.kr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강태현 기자 = 강원도 내 송전선로 건설 현장에서 최근 들어 노동자 2명이 숨지고 자재 운반 헬기가 추락하는 아찔한 사고가 잇따라 현장 안전관리 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10분께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송전선로 작업장에서 자재를 운반하던 민간 업체 헬기가 추락했다.
이 사고로 지상에 있던 작업자 A(57)씨가 파편에 맞아 타박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당시 헬기에는 조종사 B(59)씨만 타고 있었으며, 다행히 다친 곳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헬기는 송전탑 레미콘 타설 작업에 투입돼 자재를 매달아 운반하는 중이었다. 이 과정에서 작업장에 자재를 내려주기 위해 10∼15m 높이에서 비행하던 중 순간적인 돌풍이 불면서 나뭇가지에 걸려 추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달 13일 오후 2시 40분께 횡성군 청일면에서는 송전탑 절연체 해제 작업을 하던 60대가 로프에 몸이 휘감겨 10m가량 끌려간 뒤 송전탑에 부딪혀 숨졌다.
작업자는 송전탑과 송전선로를 연결해주면서도 전기가 철탑으로 흐르지 않도록 막아주는 핵심 절연체인 '애자'를 해제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앞선 5월 11일 오전 10시 13분께 정선군 정선읍 한 송전철탑 공사 현장에서도 50대 작업자가 송전탑 가설구조물 철거 작업 중 철탑 12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해 숨졌다.
지난 5월 11일 정선 송전탑 공사장에서 발생한 추락사고 현장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문가들은 고위험 작업 특성을 고려한 실질적인 안전관리 강화와 현장 중심의 안전관리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최명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은 "송전선로 공사는 외진 현장에서 다단계 하도급을 거쳐 작업이 이뤄지는 경우가 적지 않아 원청의 안전관리 체계가 말단 작업자까지 제대로 미치지 않는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며 "이런 구조가 반복되는 산업재해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송전선로 공사는 고소작업과 중장비 운용이 함께 이뤄지는 대표적인 고위험 작업인 만큼 현장 안전관리와 지휘·감독 책임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진우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처벌 위주의 법과 제도가 낳은 부작용으로 평가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정 교수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처벌 체계가 강화되면서 산업현장 전반에서 안전관리가 서류 중심, 처벌 회피 중심으로 흐르는 경향이 짙다"며 "현장과 괴리된 형식적인 안전관리에 머물면 결국 사고는 운에 맡겨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기업들은 제재를 피하는 데 급급하기보다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인 산업재해 예방 역량을 키우는 데 주력해야 한다"며 "정부도 처벌 강화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현장의 안전관리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법과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중대재해처벌법 (PG) [백수진 제작] 일러스트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헤드라인 뉴스
한국매일뉴스 © 한국매일뉴스 All rights reserved.
한국매일뉴스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