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부터 박윤재·염다연까지…발레 스타들이 선보인 명장면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07-26 08:21

성남아트센터 발레스타즈…고전 레퍼토리 속 컨템퍼러리 발레 인상적


2026 성남아트센터 발레스타즈2026 성남아트센터 발레스타즈 [촬영 권지현]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영국 국립발레단 수석 이상은부터 '로잔 콩쿠르 수상' 신인 박윤재와 염다연까지 국내외 발레 스타들이 주요 작품의 명장면을 선보였다.


지난 25일 경기 성남아트센터에서는 '2026 발레스타즈' 공연이 열렸다. 2020년 첫선을 보인 발레스타즈 시리즈는 전민철 등 국내외 유명 무용수들이 참여하는 갈라 공연을 선보이며 매년 흥행했다.


이날 출연한 영국 국립발레단의 리드 수석 이상은은 2024년에 이어 또다시 '빈사의 백조'를 선보였다. 그는 지난해 영국 버킹엄궁에서도 이 안무를 춰 커밀라 영국 왕비의 감탄을 자아냈었다.


전설적 발레리나 안나 파블로바를 위해 만들어진 이 안무는 4분 동안 생명의 불꽃이 꺼져가는 백조의 모습을 표현한다. 일렁이는 검은 물결 영상을 배경으로 맨 등을 보이며 등장한 이상은은 어깨에서 손끝까지 잔잔한 물결이 파동을 그리며 퍼지는 듯한 팔 동작으로 호수 속에서 죽어가는 듯한 백조의 처연함을 구현해냈다.


미국 보스턴발레단 수석 채지영과 유니버설발레단 수석 이현준은 기술적인 정교함이 돋보이는 '그랑 파 클라시크'를 노련하게 소화했다. 작품은 서사를 배제하고 고전 발레의 교과서적 동작을 연달아 선보임으로써 형식미를 극대화한다.


2인무 파트에서 계속해서 나오는 정지 동작은 우아한 자세를 흐트러짐 없이 유지하기 위해 근력을 요구한다. 채지영은 다져진 노련함과 탄탄한 근력으로 이를 군더더기 없이 처리했다. 이현준 또한 공중으로 뛰어오른 채 발을 교차하는 안무 등을 능숙하게 소화했다.


2026 성남아트센터 발레스타즈2026 성남아트센터 발레스타즈 [촬영 권지현]


지난해 로잔 콩쿠르에서 한국인 발레리노 최초로 우승한 박윤재, 올해 로잔에서 2위와 인기상을 받은 염다연 등 떠오르는 별들도 공연에 참여했다.


박윤재는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주니어컴퍼니의 전지율과 신과 인간들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탈리스만 파드되(2인무)'를 선보였다. 바람의 신을 상징하는 하늘색 옷을 입고 등장한 박윤재는 적절한 힘 조절을 통해 바람과 같은 손짓을 표현했으며 무게가 없는 듯 무대 위를 날아다녔다.


'다이애나와 악테온 파드되'에서 국립발레단 양준영과 호흡을 맞춘 염다연의 스타성은 이날도 돋보였다.


달과 사냥의 신 다이애나를 상징하는 초승달 모양 머리 장식과 화살을 들고 나온 그는 특유의 생기발랄함으로 객석을 휘어잡았다. 양준영은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힘찬 도약으로 사냥꾼인 악테온의 역동성을 표현했다.


올해 발레스타즈에서도 해마다 비중이 커지고 있는 컨템퍼러리 작품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발레스타즈의 예술감독인 김용걸이 안무를 만든 '편견'은 백조와 흑조가 겹쳐 나타나는 영상 화면을 무대 배경으로,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중 '백조'를 무대 음악으로 설정했다. 흑조와 백조의 경계가 모호해진 가운데, 흑조를 상징하는 검은색 깃털이 달린 옷을 입은 무용수는 서러움이 서린 동작과 괴성을 지를 듯한 표정 연기로 흑조에 대한 편견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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