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조사선·전국 140개 관측망 가동…해저지형·조류·수온 파악
바다서 모은 정보, 물때·이안류 등 국민 일상·안전 서비스 제공
[※ 편집자 주 = 부산으로 이전한 해양수산부가 올해 출범 30주년을 맞았습니다. 바다 안전부터 해양 연구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해양수산 행정을 펼치고 있지만 그 역할과 중요성은 쉽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연합뉴스는 해양수산부와 소속 기관의 업무를 하나씩 '분해'해 살펴보는 기획 기사를 매주 1차례 송고합니다.]
바다 갈라짐 조사 [국립해양조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썰물 때 바닷물이 빠지면서 육지와 섬, 섬과 섬 사이에 모습을 드러내는 '바닷길'.
이 길은 언제 열리고 닫힐까.
충남 무창포와 전남 진도 등에서 볼 수 있는 '바다 갈라짐'은 수심이 얕은 지형에서 물이 빠지면서 평소 물속에 잠겨 있던 땅이 드러나는 현상이다.
관광객에게는 신비로운 볼거리지만 바닷길이 열리고 닫히는 시간을 정확히 알지 못하면 섬이나 갯벌에 고립되는 등 해양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국립해양조사원은 전국 조위 관측소에서 24시간 수집하는 조석 정보를 토대로 주요 14개 바다갈라짐 명소의 발생 시각을 예측해 제공한다.
단순한 관광 정보를 넘어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해양정보인 셈이다.
조사원 관계자는 "지역별 물때 정보는 낚시와 해루질, 갯벌 체험 같은 해양레저 활동뿐 아니라 어업과 선박 운항 등 다양한 해양 활동의 기준 정보로 활용된다"고 말했다.
기지 조사 [국립해양조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우리나라 유일의 종합 해양정보기관인 국립해양조사원은 눈에 보이지 않는 바닷속 지형부터 시시각각 변하는 해수면의 움직임까지 우리 바다를 과학적으로 조사하고 관측한다.
바닷속을 들여다보는 역할은 4천t급 '온바다호'를 비롯한 8척의 해양조사선이 맡는다.
조사선이 관할 해역 43만8천㎢를 누비며 음파를 해저 면에 쏘면, 되돌아오는 시간을 토대로 수심과 굴곡진 해저지형이 입체적으로 그려진다.
이렇게 쌓인 자료는 선박의 안전 항해에 필요한 해도를 만드는 기초가 된다.
바다의 끊임없는 변화는 곳곳에 설치된 관측망이 맡는다.
이어도·소청초·가거초 등 3개 종합해양과학기지를 비롯한 전국 140개 해양 관측망에서 조석과 조류, 수온, 파랑 등을 실시간으로 관측한다.
조사원 관계자는 "현장에서 취득한 자료는 품질검사와 분석을 거쳐 해도 제작과 항행안전정보, 해양예측 등 각종 서비스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며 "바다에 나가 직접 관측하고 측량하는 것이 해양정보 생산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침수 조사 [국립해양조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렇게 모은 해양정보는 국민이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로 이어진다.
해양레저 활동과 선박 운항 등에 필요한 정보를 13종의 지수로 제공하는 '생활해양예보지수'와 위치 기반으로 주변 해양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안전해(海)'가 대표적이다.
태풍이나 슈퍼문, 백중사리 대조기 등으로 인한 해안 저지대 침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해안침수예상도'도 제작해 지자체와 유관기관에 제공한다.
요즘 같은 여름철에는 해운대와 대천, 중문 등 전국 주요 10개 해수욕장을 대상으로 '실시간 이안류 감시시스템'을 24시간 가동한다.
이어도해양과학기지 전경 [국립해양조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우리나라 주변 해역을 정밀하게 조사, 관측하는 데에는 적지 않은 어려움이 따른다.
서해는 조수 간만의 차가 크고 갯벌이 넓으며, 남해는 섬이 많고 섬 사이의 조류가 강하다. 동해는 상대적으로 수심 변화가 커 해역별 조사 여건도 제각각이다.
조사원 관계자는 "위성·무인수상정·수중 드론 등 새로운 조사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며 "2030년까지 국가 해양 관측망을 176개소로 확대해 우리 바다를 보다 촘촘하고 입체적 관측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양 관측 [국립해양조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앞으로 국립해양조사원은 바다의 현재를 관측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미래의 바다를 예측하는 기관으로 역할을 확대할 계획이다.
조사원 관계자는 "5∼10년 뒤에는 단순히 해양 데이터를 생산하는 기관을 넘어설 것"이라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미래 해양환경을 예측하고 국민과 산업계에 필요한 정보를 선제적으로 제공하는 '지능형 해양정보 서비스 기관'으로 발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