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 함박골 자동차야영장 조성사업 갈등 격화… 주민비대위 “공사 중단·동의서 철회해야”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등록 2026-10-14 21:35

국비 23억 3,000만 원 투입 사업 놓고 주민 반발… 금대주차장 기능 유지와 주민 의견 수렴 촉구


사진 제공=원주 뉴스 넷 코리아

국립공원공단이 국비 23억 3,000만 원을 투입해 추진 중인 치악산국립공원 함박골 자동차야영장 조성사업을 둘러싸고 지역 주민과 관계 기관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주민들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과 동의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공사 중단과 사업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치악산 함박골(자동차)야영장 조성반대 주민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현진섭·이하 비대위)는 지난 7일 원주시장과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에게 공문을 보내 사업 추진 과정의 행정 절차와 주민동의서 취득 경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관련 동의서 철회와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비대위에 따르면 2025년 8~9월 열린 주민설명회와 총회에서 다수 주민이 야영장 조성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청원서를 제출했다. 주민들은 이러한 반대 의견이 전달된 만큼 사업이 재검토될 것으로 인식했으나, 2026년 8월 공사 현장에 사업 추진을 알리는 현수막이 게시되면서 사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쟁점 가운데 하나는 2026년 4월 금대2리 이장이 제출한 주민동의서의 작성 및 취득 과정이다. 비대위는 해당 동의서가 정식 총회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주차장 환경개선’이라는 포괄적인 명목으로 취득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야영장 조성에 따라 기존 금대주차장이 폐쇄될 가능성과 대형차량의 진입·주차 문제 등 사업의 주요 내용을 주민들이 충분히 안내받았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비대위는 이 같은 이유를 들어 해당 동의서의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공식적인 철회와 관계 기관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다만 동의서 취득 과정의 적법성과 효력은 관련 자료 및 관계 기관의 설명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관할 행정기관인 판부면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됐다. 비대위는 판부면이 주민동의서의 진위와 취득 절차를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검토 후 적의 처리’라는 문구를 기재해 국립공원공단에 전달했다며, 민원 처리 과정의 적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주민들이 우려하는 또 다른 문제는 금대주차장의 기능 축소 또는 폐쇄에 따른 교통·관광 여건의 변화다.


비대위에 따르면 현재 금대주차장은 대형버스 7대와 승용차 50대를 수용할 수 있는 금대계곡 탐방로의 주요 주차시설이다. 주민들은 이곳이 자동차야영장으로 전환돼 기존 주차 기능을 상실할 경우 대형버스를 이용하는 단체 탐방객과 일반 방문객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금대계곡 일대 관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원주시가 금빛 또아리굴 관광화 사업과 연계해 또아리굴 입구에 500면 규모의 대형 주차장 조성을 별도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대위는 기존 주차시설의 활용 방안과 신규 관광시설의 수용 계획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한 기반시설을 확충하는 동시에 기존 탐방로의 주차 기능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정책적 조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비대위는 원주시와 국립공원공단에 ▲주민동의서 취득 경위에 대한 공식 입장 표명 및 동의서 철회 ▲금대주차장의 대형차량 주차 기능 보전 ▲주민 전체의 의견을 확인할 수 있는 공정한 공론화 절차 마련 등을 요구했다.


현진섭 비대위원장은 주민들의 반대 의견과 동의서 취득 과정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가 계속될 경우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신청,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등 가능한 법적·사회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번 갈등은 자동차야영장 조성의 필요성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국립공원 내 관광·휴양시설 확충이라는 사업 목적과 기존 주차시설의 기능, 지역 관광정책과의 연계성, 주민 의견 수렴 절차의 적정성을 함께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향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는 주민동의서의 취득 경위와 절차적 적법성에 대한 확인, 기존 금대주차장의 대체·보전 방안, 주민과 관계 기관 간 실질적인 협의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관계 기관이 주민들의 문제 제기에 어떤 설명과 대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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