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소방관에 모욕적 망언, '개사과' 아닌가…추 지사 성격 드러나"
민주 "정쟁 수단 소환 안 돼…잘못된 발언이지만 소방예산 문제 공론화"
(수원=연합뉴스) 최찬흥 김지원 기자 =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과 이후 사과를 둘러싸고 여야 의원들이 충돌해 감사가 한때 중단됐다.
질의에 답하는 추미애 경기도지사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9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10.19 xanadu@yna.co.kr
국민의힘이 추 지사의 발언과 사과 방식을 비판하고 더불어민주당이 소방 예산의 지방재정 부담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공방이 격화했다.
국민의힘 김종양 의원은 첫 질의에서 "소방관에게 지울 수 없는 모욕적 망언을 했다. '사과하라니까 사과한다'는 2차 가해를 했다. 속칭 '개사과'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소방관과 관련한 그간 언행에 대해 어떤 생각인지 진솔한 심정을 표현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추 지사는 "모두발언에서 사과 말씀드렸는데 다시 한번 마음에 상처 입은 소방관에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정복 의원은 추 지사의 답변이 끝난 뒤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김 의원의 질의가 국토위 소관 정책과 관련이 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문 의원은 "경기도의 국토와 교통이 잘 운영되는지 정부 차원에서 감사하는 날이다. 추미애 도지사에게 정치적 잣대를 들이미는 날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감 현장에서 국토위와 아무런 상관없는 내용이 정쟁 수단으로 소환돼선 안 된다"며 복기왕 위원장에게 원활한 진행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추미애 지사를 대변하러 왔나"라고 따졌고, 문 의원은 정책감사 하러 온 게 맞냐"고 되받았다.
문 의원이 김 의원의 발언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자 김 의원은 "그건 국민이 판단한다"고 맞섰다.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결국 복 위원장은 두 의원에게 자제를 요구한 뒤 "고(故) 김진석 소방위께서 공동체를 지키고자 했던 그 뜻이 어긋나지 않은 국감이 됐으면 한다. 오늘 보내드린 김 소방위를 생각하며 국감을 진행해달라"고 당부했다.
답변하는 추미애 경기도지사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9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10.19 xanadu@yna.co.kr
이어진 질의에서도 추 지사의 발언 논란을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재정 문제에 대한) 절박한 심정으로 표현했다는 거 절대 동의 못 한다"며 "여당 출신 도지사 아니냐. 정부와 원팀으로 할 수 있고 민주당 의원하고도 할 수 있는데 그걸 어떻게 소방 공무원 가슴에 피멍 드는 발언으로 표현하냐"고 지적했다.
같은 당 유상범 의원도 "사용하는 용어에는 그 사람의 생각과 철학이 드러난다"면서 "'사과를 하라고 하니까 사과한다'는 추미애 지사의 성격이 드러나는 것 같아 그런 부분은 계속 비판이 나올까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 부승찬 의원은 "소방 빨대 발언은 큰 잘못을 했지만, 충분히 사과했다"며 "소방 공무원이 국가직임에도 예산의 90% 정도를 지방자치단체에서 부담하니까 이게 재정을 진짜 쭉쭉 빨아먹는 거 아니겠냐. 경기도도 이 부분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설득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전용기 의원도 "빨대 발언은 잘못한 발언이다. 추 지사도 거듭 사과했다고 생각한다"며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제대로 공론화됐다. 추 지사가 당 대표로 있을 때 소방공무원의 국가직화가 시작된 거로 알고 있다. 이번 기회에 확실히 공론화해서 국가 예산으로 집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거들었다.
양당의 충돌은 휴식 시간 후 질의 재개와 함께 이어지며 한때 감사가 중단됐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소방 인건비 90%가 국가직임에도 지방에서 부담하니까 이게 재정을 진짜 쭉쭉 빨아먹는 거 아닙니까'라고 여당 의원이 말했다"며 "제 귀를 또 국민들께서 귀를 의심하셨을 것 같다. 너무 충격적이다"고 했다.
이에 김 의원이 언급한 발언 당사자인 민주당 부승찬 의원은 "여전히 정쟁으로 활용하는 작태다"며 "앞뒤 문맥을 정확히 보라. 국가직 승격되고 국회 책임 없는지 물었던 것이다. 양심껏 좀 하라"고 맞받았다.
두 의원의 언쟁에 양당 의원들이 합류하며 국감장이 소란스러워지자 복 위원장이 정회를 선언했다. 감사는 7분여 간 중단됐다.
고 김진석 소방위 영결식, 인사하는 추미애 경기도지사 (부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추미애 경기도지사와 소방관 등이 19일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부천체육관에서 영결식장을 떠나는 고 김진석 소방위의 운구 차량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6.10.19 [공동취재] soonseok02@yna.co.kr
앞서 추 지사는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지방자치단체 재정 문제와 국가직인 소방공무원 관련 예산을 언급하며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지난 17일에는 경기도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제 의도와 다르게 전달됐다면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리고, 또 사과를 바라시니까 정말 마음을 다해 사과드린다"고 말해 또다시 논란이 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