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 한국경제 대전망' 출간…반도체 호황 지속·대외 위험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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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양극화 해소, 고용·소득 확대가 관건…CPTPP 가입 필요성도 제기
'2027 한국경제 대전망'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이근 중앙대 석좌교수가 '2027 한국경제 대전망'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최용대기자 = 내년 한국 경제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 호황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환율과 주가 등 금융시장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다는 경제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왔다.
경제추격연구소 이사장인 이근 중앙대 경제학부 석좌교수를 비롯한 경제 전문가 35명은 신간 '2027 한국경제 대전망'(21세기북스)에서 내년 한국경제를 요약할 키워드로 변화가 아주 심하다는 뜻의 '변화무쌍'(變化無雙)과 혼자서는 일을 이루기 어렵다는 의미의 '고장난명'(孤掌難鳴)을 꼽으며 이같이 예측했다.
이들은 올해 나타난 급격한 환율 변동성과 주가 변화가 내년에도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변수가 되고, 물가와 유가도 눈여겨봐야 한다는 점에서 내년에도 변화무쌍한 경제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고장난명'은 호황과 불황이 극명하게 공존하는 현실을 반영한 키워드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은 매우 이례적인 호황을 누리지만, 섬유화학·철강·중소건설업·자영업은 극심한 불황에 봉착해 있는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긍정적인 변수로는 AI 시대에 따른 반도체 호황과 국제 정세 안정이 꼽힌다.
당분간 공급자 우위의 반도체 수급이 반전되기 쉽지 않고, AI 산업 실물 수요도 지속될 것으로 점쳐진다. 미중 갈등과 전쟁 등 최근 수년간 세계 경제를 짓누른 대외 악재가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점도 희망적인 요인이다.
29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근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정리되고 미중간 긴장 관계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동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정점은 지난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 요인으로는 경제성장, 반도체, AI, 환율, 중국 등을 제시했다.
반도체에서 비롯된 회복세가 국내 공급망과 고용, 소득으로 확산해 한국 경제 성장세가 지지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반도체와 AI 수요는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지만, AI 투자가 너무 빠른 속도로 확대되면서 위험 요인도 공존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027년 원화 환율은 추세적으로 엔화와 동조화하며 완만한 약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은 수출·내수 불균형, 유럽연합(EU)과의 충돌 가능성, AI 투자·수요 불균형 등으로 세계경제에 불확실성을 추가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저자들은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요소를 반영하면 내년 실물 경제는 양호하겠지만 금융 부문은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이근 교수는 "2001년 '정보기술(IT) 버블'과 달리 지금 AI 투자는 빅테크가 주도하고 실물 수요도 유지된다고 판단된다"며 "다만 금융시장에는 불확실성 요인이 있고, 주가도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철 상명대 글로벌경영학과 교수는 "내년도 실물 경제를 긍정적으로 보는 데에는 올해 반도체 호황 등으로 인한 초과 세수의 재투자 효과도 있을 것"이라며 "주식시장이 최근 크게 변하고 있는데 2027년에도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내년도 경제를 전망하면서 정책적 제언도 내놨다.
이들은 "2027년은 '변화무쌍'한 경제 환경 속에서 전혀 가 보지 않은 '광야'를 걷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며 각종 변수를 예리하게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근 교수는 반도체 호황 이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호황으로 발생한 추가 세수를 활용해 농어민을 지원하고 CPTPP에 가입해야 한다"며 "CPTPP에 가입하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버금가는 업적이 될 것이나, 이번 정부를 넘어가면 실기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책에서 "2027년 한국경제 성패는 반도체 호황의 크기 자체보다 그 성과를 경제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전이 능력에 달려 있다"며 "수출 주도 성장의 성과가 국내 부가가치·고용·소비로 연결되는 구조를 회복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