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코골이로 넘기지 않은 학생 관찰력·교사 응급처치 빛나…'하트세이버' 수여 추진
자동심장충격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창원=연합뉴스) 박영민 기자 = 수업 도중 심정지 상태에 빠진 고등학생을 교사와 같은 반 학생들이 신속한 판단과 응급처치로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귀감이 되고 있다.
25일 창원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오후 3시께 경남 창원시 의창구 창원고등학교 5층 교실에서 수업받던 3학년 학생이 책상에 엎드린 채 코를 고는 듯한 호흡을 보였다.
이 학생이 일어선 뒤에도 벽에 기대 같은 호흡 증상을 보이는 것을 본 같은 반 안세용(18) 군은 이를 단순히 잠든 것으로 여기지 않고 "호흡이 이상하다"며 교사에게 알렸다.
학생 의식이 없는 것을 확인한 교사는 이주영 보건교사와 조영환 교사를 곧바로 불렀다.
조 교사는 즉시 심폐소생술에 나섰고, 이 보건교사는 학생 얼굴색과 호흡 상태를 살핀 뒤 심정지로 판단했다.
이 보건교사는 같은 반 윤대훈(18) 군에게 1층에 있는 자동심장충격기(AED)를 가져오도록 했다.
평소 보건 도우미로 활동한 윤 군은 자동심장충격기 위치를 기억하고 있었고, 1분도 채 되지 않아 이를 교실로 가져왔다.
윤 군과 이 보건교사는 자동심장충격기를 이용해 학생에게 전기충격을 실시했다.
교사와 학생들의 응급처치가 이어지면서 심정지 학생은 호흡과 맥박을 되찾았고 대화가 가능한 상태로 회복했다.
현장에 도착한 119 구급대는 학생의 과거 심장 질환 수술 이력 등을 고려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학생은 병원 치료를 받은 뒤 학교로 돌아와 정상적으로 학기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보건교사는 "이상 호흡을 단순한 코골이로 여겼다면 수업이 끝날 때까지 20분 넘게 심정지가 방치될 수도 있었다"며 "상황을 알아챈 학생과 자동심장충격기 위치를 기억해 신속히 가져온 학생 모두 생명을 살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창원소방본부는 이 보건교사와 조 교사, 안 군과 윤 군 등 4명을 대상으로 '하트세이버'(Heart Saver) 선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하트세이버는 심정지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하거나 자동심장충격기를 사용해 생명을 구한 시민과 공무원에게 심의를 거쳐 수여하는 인증이다.
선정 결과는 다음 달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창원소방본부 관계자는 "교사와 학생들이 각자 역할을 나눠 신속히 대응한 덕분에 환자가 구급대 도착 전 호흡과 맥박을 회복했다"며 "하트세이버 수여를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원희 보도본부/ 편집국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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