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조 평론 최용대 ] 오순덕시인의 구름 속 사랑의 형상 雲中愛形 (운중애형)

이원희 기자

등록 2025-07-27 15:45




       구름 속 사랑의 형상

       雲中愛形 (운중애형)


              선향 오순덕





하늘과 땅 사이 흐르는 숨결 따라

조용히 떠오른 구름, 주 뜻을 그리시니

진정의 심연 속에서 사랑이 싹 틔운다


天地之間流氣

雲起靜中顯主意

眞情深處愛萌芽


경외로 피어난 형상, 시묘한 빛을 품고

진리의 말씀 따라 구름결 맺히는 듯

맑고도 깊어진 눈을 인간에 내려주네


敬畏之形光含妙

順理之言雲結痕

清深之目賜於人


사람아, 주 얼굴 보라 마음에 품은 진실

가슴 속 은밀한 뜻 세상에 펴 보이라

그 향기 좇으는 걸음, 저마다 빛이 된다


人兮觀主容,懷中藏誠實

胸懷密意展世間

追香之步皆成光


하늘에 흩어진 구름은 무심하지 않아

한 조각 한 조각에 정결한 뜻을 띠고

손잡은 영혼들에게 평화를 속삭이네


天際浮雲非無情

片片含潔義

執手之靈共囁和平


귀하도다, 이 운무에 새긴 사랑의 서신

만민의 가슴마다 따뜻이 내려앉고

듣거라 그 자취에는 주 음성이 흐르네


貴哉雲墨書愛簡

暖降萬民心

聆之,主音隨跡響


님 향한 눈길 따라 바람도 고요해져

어리석은 이들 위해 형상을 띄우시고

천상에 드려진 날개, 사랑을 적시도다


望主之眼風亦靜

為愚顯像圖

天上之翼傳愛雨




구름 속 사랑의 형상 雲中愛形 (운중애형) 평론 /


문학의 본령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게’ 하는 데 있다. 선향 오순덕 시인의 시조 「雲中愛形(운중애형)」는 하늘을 떠도는 구름에 신의 숨결을 새기고, 그 안에 사랑이라는 형상을 길어 올린다. 구름은 덧없음과 은유, 그리고 경계의 상징이지만, 이 시에서는 신과 인간을 매개하는 은총의 통로이자 시적 계시의 표상으로 작용한다.


시인은 “하늘과 땅 사이 흐르는 숨결”이라는 첫 구절로 자연과 신의 호흡을 잇는다. 이후 구름의 형상을 통해 주님의 뜻이 ‘보인다’고 말하며, 보이지 않는 진리의 형상화라는 시적 과업에 착수한다. 사랑을 구름에 새겨진 말씀의 조형(造形)으로 시각과 신앙, 상징과 실천의 영역을 담보로한다


형식으로는 시조의 운율을 따르되, 한시적 문어체와 고풍스러운 수사를 입혀 고전미를 살렸다. “귀하도다, 이 운무에 새긴 사랑의 서신”과 같은 구절은 고전 회화의 제액(題額)처럼 우아한 격조를 띠며, 시인의 신앙적 정서를 절제된 언어로 응축한다. 이러한 어휘 선택은 전통시 형식의 아름다움을 복원함과 동시에 현대적 정서와도 소통하는 이중의 미학을 보여주고 있다.


주목할 점은 시인이 구름이라는 자연의 형상에 ‘형언할 수 없는 것’을 담아내려는 태도다. 구름은 끊임없이 변하지만, 그 안에 담긴 사랑은 변하지 않는 진리로 자리한다. 시인은 구름의 움직임을 통해 인간의 믿음과 순결, 화해와 평화라는 가치들을 되새기게 한다. “손잡은 영혼들에 평화를 속삭이네”라는 구절은, 시로 신을 찬양하며 윤리적 실천을 요청하는 기도가 있다.


결국 이 시는 구름이라는 시적 이미지 위에 사랑이라는 형상을 그리는 기도의 언어이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눈길은 단지 경외심에 머물지 않는다. 시인은 “사람아, 그 얼굴 보라, 마음에 품은 진실.” 이는 시인이 독자에게 보내는 초대이자, 시를 삶의 자리로 끌어내리려는 간절한 호소다.

운중애형(雲中愛形) 자연과 신앙, 전통과 현대의 언어로 시인의 눈은 하늘을 향해 있으나, 그의 말은 분명 이 땅을 걷는 이들을 위한 것이다. 구름은 흘러가되, 사랑은 머문다. 그 자리에 오순덕시인이 겸허히 시 한 점을 두었다. -최용대 평론가-





♧ 오순덕 시인 프로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거주


-시인, 시조시인, 수필가


-문학선교시인, 재미작가


-한성신학교 신학대학 졸업


-한용운문학상 (시조)


-한국문학상 최우수상(시조)


-별빛문학 이계절의 상


-샘터문학상 우수상 (시조)


-샘문뉴스 신춘문예 당선 (시조)


-별빛문학 신인문학상


♦저서 / 시조집 : 생명이 흐르는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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