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죽박죽 세제案과 커가는 정부 불신.
자본시장과 관련된 2025년 세제개편안이 발표됐다. 증시는 폭락으로 반응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정책의 효과가 평가받기도 전에 바로 증세안이 나왔다. 이번 증세로 내년부터 5년간 약 8조1672억 원을 더 걷는다. 증세로 주머니가 가벼워질 터인데, 소비쿠폰 받았다고 함부로 소비를 늘릴 국민은 없다. 원숭이가 아닌데, 조삼모사 정책에 당할 리도 없다.
자본시장과 관련해서는 법인세, 주식 양도소득세, 증권거래세, 배당소득 분리과세 정책이 문제다. 첫째, 개편안은 새 정부의 정책 방향과 맞지 않는다. 지난 6월 11일 새 정부는 주식시장을 부동산 버금가는 투자 수단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세제 및 관련 제도를 개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번 개편안으로 새 정부는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 법인세의 모든 과표 구간에서 세율을 올리면 기업의 순이익이 감소하고 동일한 주가수익비율(PER)이라도 주가를 낮춘다. 이번 법인세 인상으로 4조5815억 원을 더 걷는데, 국민 재산은 25조 원이 날아갔다. 기업의 자기자본 수익률을 하락시켜 기업으로 자금 유입을 방해하고 배당액을 줄여서 가계 소득 증가에도 악영향을 준다. 결국, 자금은 부동산에 몰릴 수밖에 없다. 새 정부가 이 상황을 원했다면, 기존의 이야기는 거짓말이 된다.
둘째, 개편안은 주식시장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 세제 당국은 거래는 활발하게, 과세는 공평하게 한다는 원칙을 이야기해 왔다. 새 정부는 그동안 증권거래세를 5차례 인하했지만, 거래대금이 2회 감소하고, 주가가 1회 하락하는 등 증권거래세 인하의 효과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는 연목구어의 설명이다. 증권거래세 인하 정책은 주가 변화 요인이 주가에 빠르게 반영되도록 주식시장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정책이다. 새 정부가 다시 증권거래세를 올려 2조3345억 원을 더 걷는다고 한다. 개편안은 설명과 달리 ‘거위 털 뽑기’ 전략이다.
셋째, 개편안은 정책의 일관성을 저해한다.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시가총액 5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하향 조정하는 것은 정책의 일관성을 떨어뜨리고 시장의 불확실성을 악화시킨다. 사실 대주주 기준을 내리면 연도 말의 주식 순매도가 증가하여 주가를 내리는 압력으로 작용한다. 더욱이 양도세로 세금을 더 걷었으면, 거래세는 낮춰야 한다. 새 정부가 자본시장의 발전보다 증세에 혈안이 된 모습이다.
넷째, 개편안 자체도 서로 모순적이다. 고배당 기업의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기업의 가치를 올릴 수 있는지부터 의문이고, 오히려 주가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 증권거래세를 올리고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내리면서 고배당 기업의 배당소득에 대해 분리과세를 하는 것은 서로 모순이다. 고배당은 기업의 성장을 저해하고 장기적으로 배당을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시장 상황과 기업의 상황에 따라 적절한 배당률을 결정하는 것이 기본이다.
재정 지출 증가에 따른 국가채무 급증 우려는 당연하다. 개편안은 문제를 풀 수 없다. 불필요한 재정 지출을 일삼는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세수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 효율적으로 걷어 알뜰하게 지출하는 재정 정책이 증세보다 우선이다. 증세가 급하다고 새 정부의 신뢰까지 잃어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최용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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