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국선열’ 빠진 광복 80년
대통령이 해마다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위로하기 위해 광복절 전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오찬을 하는데, 올해는 순국선열유족회 회원은 회장을 포함, 모두 참석을 불허하고 애국지사 후손 위주 광복회 인사 등만 초청하기로 했다고 한다. 국가보훈부 장관이 담당 직원을 유족회에 보내 양해를 구했다고 하지만, 유족회 측은 “이게 양해를 구할 사항이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주최한 청와대 오찬과 광복절 행사에 이종찬 광복회장이 불참을 선언, 반쪽짜리 광복절 행사가 됐다. 그래서 보훈부 요청으로 공법기관은 아니지만, 정통성을 갖는 순국선열유족회장이 건배사를 하고 광복회장 대신 기념사를 한 여파다. 정권 교체 후 이종찬 회장이 광복8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이 되면서 순국선열유족회 회원은 영빈관 오찬은 물론 기념사업추진위 80여 명 위원 중 단 한 명도 위촉되지 못할 정도로 찬밥 신세다. 광복절 행사가 정쟁의 대상이 되는 것도 모자라 광복 80주년 행사마저 국민통합의 장이 되지 못하고, 광복80년기념사업추진위 구성에서 독립운동가 후손끼리 보복성 인사를 하게 된 건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이 통탄할 일이다.
순국선열이나 독립운동을 정쟁화해서는 안 된다. 지난해 반쪽 광복절 행사는 순국선열유족회 잘못이 아니라는 게 유족회 측 주장이다. 유족회는 예년과 같이 행사에 참석했고, 당연히 참석해야 할 광복회가 불참했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올해 현충일 추념사에서 “순국선열이 목숨 바쳐 지킨 이 나라가 더 빛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의 책무”라며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대우를 해야 한다”고 했다. 어느 나라든 나라를 찾으려다 순국한 선열을 최고의 예우로 대한다. 이 대통령이 말한 특별한 희생이란 순국선열을 지칭하는 것이다.
광복회는 독립유공자 유족 중 법에 의해 특별히 자격이 부여된 사람만 회원이 될 수 있다. 엄격한 자격요건을 갖춰야 해 광복회원은 자신의 노력만으로 회원이 절대 될 수 없다. 회원 자격이 법률로 규정돼 있어 독립유공자 유족이 수십만 명 되지만, 8700여 명만 광복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광복회원은 순국선열 유족과 애국지사 유족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생존 애국지사는 2명, 순국선열 유족으로 광복회원이 된 사람은 875명에 불과하다. 순국선열 후손의 수는 애국지사 후손의 약 2배다. 광복회는 10%의 순국선열 후손과 90%의 애국지사 후손들로 이뤄져 있다.
광복회원과 순국선열 유족은 독립운동한 선열들로부터 한뿌리에서 나온 형제다. 80주년 광복절 전날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개최하는 독립유공자 유족 초청 오찬에 적자인 순국선열유족회 회원만 참석이 거부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해에는 광복회가 불참해 반쪽 행사가 됐는데 올해는 광복회원만 초청해서 반쪽 행사가 될 듯하다. 김시명 전 순국선열유족회장은 “같은 뿌리에서 나온 후손들이 매국노 후손도 아닐진대, 대통령께서 주최하는 80주년 광복절 전날 청와대 영빈관 오찬까지 참석하지 못하는 현실이 통탄스럽다”고 했다.
최용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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